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08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085.5원에 개장한 뒤 4분 만에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087.7원까지 치솟았으나 상승폭을 축소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조성되면서 원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이 추가 테이퍼링(점진적 달러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기존 월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인 데 이어 추가로 10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국 테이퍼링 추가 축소 전망이 힘을 받고 신흥국 통화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조성됐고 원화 가치도 초반에 크게 떨어졌다”며 “그러나 코스피가 폭락 조짐을 보이다 약간은 진정이 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동반 안정됐고,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20.7원이나 급증한 부담감도 작용해 마감장에서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말 및 설 연휴를 앞둔 수출 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 부담도 상승폭을 줄였다.
이 연구원은 또 “원화는 아르헨티나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다른 나라들의 통화와 차별화된 평가를 받는 상황이고 미 테이퍼링 발표가 한국시각으로 30일 새벽 설연휴임에 따라 충격이 한번 완충돼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테이퍼링의 영향에 대해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