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 도둑들’(이하 ‘넛잡(Nut Job)’이 할리우드 진출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수립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국내 개봉을 앞둔 ‘넛잡’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북미지역 3427개 상영관에서 개봉, 4일 만에 2570만달러(약 274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둬들이며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미 영화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넛잡’은 개봉 3일 만에 2000만달러(약 212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마틴 루터킹 데이였던 20일, 627만달러(약 67억원)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2위까지 순위가 치솟았다. ‘넛잡’은 개봉 첫 주말, 전체 제작비 450억원의 절반을 회수했고 전 세계 120개국 선판매로 100억여원의 수익을 더했다.
‘넛잡’은 국내 영화사 레드로버가 아이템을 개발하고 제작비 전액을 투입했으며 국내 3D 애니메이터들이 제작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토이 스토리’, ‘라따뚜이’의 피터 레페리오티스 감독과 론 카메론 작가가 힘을 더했고, 캐나다 3대 스튜디오 툰박스가 제작에 참여했다. 북미 배급을 맡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오픈로드는 예외적으로 마케팅 비용 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넛잡’의 흥행 돌풍으로 북미시장에 진입한 한국영화의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다. 북미지역에서 한국영화 중 최대 수익을 기록한 것은 2007년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로 북미 2277개의 개봉관에서 개봉, 1100만달러(약 123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제작비 1450억원에 비하면 참담한 결과이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괴물’도 북미지역 수익 200만달러(약 21억원)에 그쳤다.
‘넛잡’의 흥행기록은 디즈니, 드림웍스 등 메이저 스튜디오에 견줄 만한 기록으로 주목받고 있다. ‘넛잡’은 말썽쟁이 다람쥐 설리가 친구 생쥐 버디와 뉴욕의 땅콩 창고를 터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담은 것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전 세계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보편적 스토리 등이 인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