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가능성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21일로 6일째를 맞은 가운데 대설 및 한파가 AI 확산의 복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전북 지역에 전날 폭설이 내리면서 현지에 있던 철새들이 먹잇거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오전 전북 철새 도래지인 군산에는 5.5㎝, 고창 3.5㎝, 부안 1㎝ 등의 눈의 쌓였다.
한성우 군산철새조망대 학예연구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1일 아침 군산 금강유역의 철새 개체 수가 전날 25만여마리에서 10만마리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 유역에 많은 눈이 내려 철새 먹이인 곡식을 구할 논과 밭이 눈에 덮였다"며 "먹이를 찾아 철새가 이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남쪽인 전남 해남과 영암, 혹은 경남 주남저수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전날에도 고창 지역에서 폐사한 오리 수거와 방역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자 철새 20만여마리가 소음을 피해 군산으로 이동했다.
실제로 철새가 추위를 피해 전남이나 경남으로 이동하면, 전북에서만 발병했던 고병원성 AI가 철새를 따라 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AI가 철새를 따라 확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철새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방역 당국은 전국 철새도래지 37곳과 주변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과 방역활동을 강화하도록 전국 지자체와 농협 공동방제단, 가축위생방역본부에 지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 일대에서 수거한 야생철새 폐사체 100여마리의 일부를 검사한 결과, H5N8형 AI가 발견됐다며 이번 AI는 야생철새떼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