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계열사간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다. 공격적인 M&A 과정에서 부담이 과중된 일부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하는가 하면, 자금차입이 어려운 적자기업을 수혈하는데도 계열사의 자금이 쓰이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투어몰은 이랜드파크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6억5000만에 대한 만기를 1년간 연장했다. 투어몰이 이랜드파크로부터 차입한 돈은 총 24억4000만원 규모다. 투어몰은 또 이랜드리테일로부터 3억5600만원을 빌려쓰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012년 1월 여행전문기업인 투어몰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2년이 지나도록 사업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투어몰은 2012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23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에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랜드크루즈도 이랜드파크로부터 49억원의 자금을 빌려쓰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크루즈 역시 2012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189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같은기간 순손실 36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적자기업이 손을 빌린 계열사는 주로 이랜드파크다. 이랜드그룹은 그룹내 호텔·레저 담당 계열사인 이랜드파크를 통해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2011년부터 사이판 팜스리조트, PIC사이판, 사이판 COP리조트, 중국 계림호텔, 투어몰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랜드파크로 M&A 부담이 과중되자 이랜드그룹은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에 나섰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로부터 2012년 389억원을 단기차입했다. 2011년 230억원에 비해 69% 증가한 수치다. 2012년 기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28억원의 장기차입금도 빌려 쓰고 있다. M&A에 따른 재무부담으로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2011년 202.4%에서 2012년 229.13%로 다소 증가했다. 같은기간 순차입금비율도 50.39%에서 77.85%로 악화됐다.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 역시 공격적인 M&A에 따른 막대한 자금 투입으로 다른 계열사에 손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300억원, 이랜드 패션 차이나 홀딩스 등으로부터 712억원을 단기차입했다. 같은기간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369%에서 413%로 나빠진 상황이다.
한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에도 이랜드그룹은 중국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가격이 싸진 매물을 사들여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으나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