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저성과자에 대한 징계를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SC은행 노조는 경영진 퇴진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결렬을 선언하는 한편 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그 동안 잠잠하던 노사 갈등이 다시 재현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최근 임단협에서 2012년 도입한 성과향상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을‘월급의 2.5배’라는 구체적인 평가 목표치를 노조에 제시했다.
성과향상프로그램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적이 좋지 않으면 경고·견책·감봉 등의 조치를 취하는 제도로, 매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등급별 대상자를 선정해 평가한다. 종전에는 실적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었지만 이번 임단협에서 월급의 2.5배 실적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앞서 SC은행은 지난 2012년 2월 영업실적이 저조한 600명의 직원들에게 주의 또는 경고를 한 데 이어 같은 해 상반기 평가에서 실적이 저조한 직원에 대해 징계 조치하기로 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노조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그 동안 회사가 미래 비전도 없이 직원들의 불안만 키웠다”며“행장 교체로는 전면적인 쇄신이 불가능하다. 경영진 전반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SC은행은 수익 악화와 지점 축소에 이어 최근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까지 발생, 한국에서의 사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리처드 힐 행장이 임기 2년여를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노조측은 IT담당 임원 퇴진 등 회사 경영진의 쇄신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노사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SC은행 노조는 오는 24일 종각 SC은행 본점 앞에서 2500여명 직원이 참여하는 총 파업 대비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