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채산성 ‘뚝’·어음 부도율 ‘쑥’

입력 2014-01-14 10:19 수정 2014-01-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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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로 기업 경영여건 최악

지난해 수출기업들이 원고·엔저 영향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금난을 겪어 온 STX·동양 등 대기업들이 대거 부실화되면서 어음 부도율이 최근 3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기업 채산성 4.3% 악화 = 지난해 수출물가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3년 12월 수출입물가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물가 지수(2010년=100)는 1년 전보다 4.3% 하락한 93.69를 나타냈다.

수출물가 지수는 2007년 84.41을 저점으로 2008~2011년 100을 웃돌았으나 2012년(97.87) 90선으로 내려온 뒤 지난해 최저점을 찍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 지수는 90.3으로 전달보다 0.3% 하락, 2008년 2월(89.0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물가 지수가 1년 전보다 4.3% 하락했다는 것은 수출 업체가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실제 벌어들이는 돈(원화 기준)은 전년보다 평균 4.3% 감소했다는 의미다.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그만큼 나빠진 것이다.

수출물가 지수가 떨어진 데는 원화 강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11월 1062.82원에서 지난달 1056.67원으로 전월 대비 0.6% 가까이 절상(환율 하락)됐다.

환율 하락 추세가 장기화하면 기업들은 수출 물량 감소와 채산성 악화의 이중고를 겪는다. 이를 막기 위해 상대가 있는 국제무역 환경에서 정부가 환율을 인위적으로 떠받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편 지난해 수입물가 지수는 102.66으로 전년보다 7.3% 하락했다. 이는 2009년(94.9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입물가 지수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진 이후 넉 달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물가(99.53)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해 어음 부도율 3년래 최고 수준 = 일부 대기업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어음 부도율이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어음 부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과거보다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어음과 수표 등은 3771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5조2000억원이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도율은 0.14%로 지난 2010년(0.15%)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부도율은 2004년 0.18%에서 2006·2007년 0.11%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0.15%, 2009년 0.14% 등 3년간은 0.1% 중반대로 악화됐다. 이어 2011년 0.11%, 2012년 0.12% 등 다시 0.1% 초반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급등했다.

어음 부도율이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는 일부 대기업들이 자금난에 처하면서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STX그룹은 공중분해된 상태이며 동양그룹도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5개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에는 쌍용건설도 결국 법정관리가 결정됐다.

실제 지난해 8월까지 0.09∼0.14% 사이를 오르내리던 어음 부도율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이 대거 부도 처리된 9월 2년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0.24%로 치솟았다.

지난해 침체된 체감경기에 이어 올해 경기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전망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서 1분기 전망치는 92로 집계됐다. BSI가 100 미만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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