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슈퍼리치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린 브라질 국채의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절매’ 와 ‘관망’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에 지난해 5조원 이상 팔렸지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30% 이상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브라질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유입된 자금보다 122억6000만 달러(약 13조128억원)나 많아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브라질에 대해 잇달아 등급하향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손절매를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금리와 환율이 오르내리면서 변동성이 크지만 추세적인 하락세는 아니라며 브라질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결국 브라질 국채 수익률의 향방은 브라질 금리 상승 여부와 헤알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이 결정짓는데, 양적완화 축소 우려나 브라질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이고 헤알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 역시 낮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브라질 환율 등으로 다소 수익률이 하락한 고객들이 많이 있지만 브라질 월드컵 등 경제 활성화 이슈와 고금리 쿠폰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인 이머징시장의 채권금리 상승 압력은 존재하지만 1월 이머징 채권의 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매력 및 높은 쿠폰 매력에 따른 투자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브라질 정부가 헤알화에 대해 오는 6월까지 환 개입을 연장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헤알화는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현 상황이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기 유리한 조건을 형성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헤알화 가치가 이미 많이 떨어졌고 금리가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브라질 국채에 신규로 투자하기에는 적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