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정체에 빠진 국내 액화천연가스(LPG) 업계가 최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셰일가스 도입은 물론 가스 기반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추진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가격 경쟁력 약화, 경유택시 보조금 정책 등으로 LPG가 에너지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어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PG 수입·판매업체 E1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가스생산업체 엔터프라이즈로부터 연간 18만톤의 셰일가스 기반 LPG를 수입해 국내 도입한다. 민간기업이 국내에 셰일가스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가스도 E1에 이어 내년부터 2년간 북미 셰일가스 기반의 LPG 36만톤을 국내 들여올 예정이다.
E1 관계자는 “아직까지 18만톤을 얼만큼씩 몇 회에 걸쳐 도입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전체적인 가스가격 추이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스는 LPG 기반 석유화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판으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일명 PDH(Propane Dehydrogenation) 사업이다. SK가스는 지난해 세계적인 석유화학공정 기술특허권자인 미국 럼머스와 PDH 공정기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설계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공장을 착공, 오는 2016년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LPG업계가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정체에 빠진 업계 상황과 맞닿아 있다. LPG업계는 최근 도시가스로의 LPG연료 전환, 복잡한 유통단계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등으로 점차 위축되고 있다.
업계의 큰 수익원인 LPG연료 차량 등록 대수도 2010년 245만5696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244만5112대, 2012년 243만3367대로 2년 연속 줄었다. 최근엔 정부가 내년 9월부터 경유택시에 1ℓ당 345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 향후 택시 연료 시장의 우위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LPG사업을 통한 영업이익률은 고작 1% 남짓에 불과하지만 정부 물가안정 정책 때문에 가격 인상을 쉽게 할 수 없다”며 “변해야 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업계에 감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