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건희 회장 측, 이맹희씨 조정 제의 거절…이유는?

입력 2014-01-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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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화해 아닌 또 다른 송사일 뿐”

이맹희씨(전 제일비료 회장)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소송’의 시시비비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7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주식인도 청구 등에 대한 6차 변론기일에서 “원고 측이 제시한 화해 조정 신청에 대해 깊이 고민했지만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 측 대리인은 지난해 말 열린 5차 변론기일에서 “원고가 집안 문제로 국민에게 실망을 줬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가족 간 대화합 차원에서 이 회장과 화해 조정할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이날 “이번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에 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씨 측 대리인은 “마지막 기회이고 사심은 없다”며 “화해가 대외적으로도 더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 측의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이 회장 입장에서는 이미 1심에서 승소했고, 이씨 측이 제안한 ‘화해 조정’은 일종의 합의금을 산정하는 민사소송법상 또 다른 소송 행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돈이 아닌 정통성에 대한 분쟁이 된 상황에서 조정 자체가 패소의 의미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 회장의 대리인이 “이씨 측은 순수한 화해가 아닌 민사조정법에 따른 조정을 제안한 것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순수한 형제 간의 화해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못 박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장의 대리인은 이날 “원고 측이 선대 회장의 유지를 왜곡하면서 피고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주장을 펼쳐 해외 주요 언론이나 투자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결국 이번 사건은 가족 간의 문제를 넘어서 삼성이라는 기업의 신뢰와 경영 안정성에 관한 중대한 문제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조정을 한다는 것은 원칙을 허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씨는 삼남인 이 회장이 선대 회장의 차명재산을 적법한 절차 없이 단독 상속해 자신의 상속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4일 심리를 마치고 2월 초 판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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