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 "지속적 건강보장제도 위해 쇄신 불가피"

입력 2013-12-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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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31일 신년사에서 "건강보장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에 걸친 쇄신과 소요재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건보공단이 제안한 '실천적 건강복지플랜'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복잡하고 4원화된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는 등 형평성을 높이고 부과소득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희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올해는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36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서 국격 향상에 기여해 왔습니다. 높은 의료접근성과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기대수명?영아사망률 등 건강지표는 OECD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베트남에 제도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볼리비아·가나 등에 건강보험제도 구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보험료 부담기준의 형평성 문제 등 구조적 요인들은 건강보장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공단은 지속가능한 제도 발전을 위해 임직원과 노사, 외부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쇄신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약 6개월의 노력 끝에 △건강보험 보장성 △보험료 부과체계 △맞춤형 건강서비스 △보험서비스 결정구조 및 급여관리체계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에 관한 5대 쇄신방안을 담은 ‘실천적 건강복지플랜’을 마련하여 정부에 건의한 바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도 당초 적자 예상과는 달리, 보험료 징수율 제고 등 재정안정 노력과 약제비 절감 등 급여비 관리노력 등으로 약 3조원의 당기흑자를 달성하여 제도운영의 안정적 기틀을 다졌습니다. 기존의 누적 준비금(1조5600억원)을 포함할 경우 총 누적흑자는 약4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재무정보의 투명성과 국가(기업)간 비교를 위해 국제회계기준이 의무적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의료기관이 진료한 시점부터 급여비용을 지급받기까지 계류 중인 35일치의 급여비용 약 5조4000억원을 부채로 계상하여야만 합니다. 이 경우 누적흑자 4조6000억원은 부채금액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85.2%),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공단이 법에 따라 적립하여야 하는 준비금(약 20조원)의 23%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향후 재정운용에 있어서는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복지와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고 건강보장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에 걸친 쇄신과 소요재원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단이 제안한 ‘실천적 건강복지플랜’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올해 공단은 ‘건강복지플랜 추진단’을 구성하여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전사적으로 환골탈태의 제도 쇄신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먼저 최대 관심사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OECD 평균인 80%수준까지 연차적으로 확대하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암 등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높이는 한편,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더욱 낮추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보장성 확대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천적 건강복지플랜’에서 제시한 3가지 핵심과제가 함께 추진되어야만 합니다.

첫째, 소득·재산·자동차·성별·연령 등 복잡하고 4원화된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하여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는 등 형평성을 높이는 한편, 부과소득의 기반을 넓혀야 합니다. 또한 소득이 있으면서도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없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아울러 OECD에서도 권고했듯이 소득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주는 소비를 기준으로 부과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 인구 고령화와 증가하는 만성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질병예방 및 건강검진·증진을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여 병이 커지기전에 예방하고 의료비 지출도 절감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공단은 모든 가입자의 10년간 진료내역과 건강검진 결과, 건강보험 자격 등의 자료를 총 망라하는 ‘국민건강정보DB’를 구축하였습니다. 앞으로 이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생애주기별 평생 건강검진체계와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예방·건강증진 중심으로 건강보험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겠습니다.

셋째, 보험서비스 결정구조 및 진료비 청구·심사·지급체계를 합리화하여 보험재정의 누수를 방지하겠습니다. 지출결정이 재정부담과 상호 연동 되어야 하는 것이 건강보험의 기본원리이나, 의료서비스의 보험적용 여부 및 가격 등 지출결정이 재정을 부담하는 가입자나 보험자와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쇄신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청구된 진료비를 구체적으로 심사하기 전에, 가입자의 자격과 진료비를 관리하는 보험자가 무자격자에 대한 부정·부당지급을 차단할 수 있도록 청구체계를 바로잡아 재정누수를 사전에 방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건강보험과 동전의 양면관계에 있는 장기요양보험을 더욱 보완·발전시켜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기능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여 등급판정체계를 개선함으로써 노인, 치매환자 등 수혜대상자를 현재 5.7%에서 ’17년까지 7.1%로 늘리고, 등급인정 유효기간을 연장하여 잦은 등급갱신에 따른 수급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종합적 노력을 통해 건강보험을 대한민국의 대표적 국가 브랜드로 발전시켜 세계에 제도를 수출하는 등 국가 위상을 더욱 높여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에도 우리 공단은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앞서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2013년 희망찬 새해에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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