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를 3일 남겨두고 7개의 지상파 방송사 시상식이 시청자와 만난다. MBC 연기대상, SBS 연기대상, KBS 연기대상 등 올해를 갈무리하는 시상식 일정이 황금 시간대를 꽉 메우고 있다. 이 가운데 조인성, 송혜교, 소지섭(SBS), 김혜수(KBS), 고현정(MBC) 등 연기대상 속 톱스타의 출연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상식 풍경은 대강 예상해 볼 수 있다. 멋진 수트와 관능적이고 우아한 드레스로 한껏 꾸민 스타들이 레드카펫에서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 있는 포즈를 취하고 시상식장에서 들어선다. 화면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주어진 자리를 지키며 축하공연에 웃어 보이거나 때론 경직된 얼굴로 손뼉을 칠 테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 무대에 올라 꽃다발 무더기 속에서 촬영 스태프, 작가, PD, 가족, 매니지먼트 회사 식구들에게 감사를 표할 것이다. 사람만 바뀐 채, 같은 포맷이 수차례 반복된다. 한 해의 화제를 정리하고 관심 속에 전파를 타는 시상식, 특히 연기 대상 풍경은 너무나 천편일률적이다.
진일보하지 않은 수상 소감은 시청자에 진부함을 안긴다. 아울러 상을 타지 못한다고 해서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 스타의 모습은 맥을 빠지게 하고, 공감 가지 않는 수상자 선정은 시청자를 짜증스럽게 한다. 누가 누가 더 예쁜가 경쟁을 펼치는 시상식장에선 완성도 높게 제작된 작품의 의미를 출연진 스스로 되새기는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할리우드 스타 조디 포스터의 용기나 같은 이유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영화제에 참석을 거절한 웬트워스 밀러의 주관은 우리에게 생경한 것일까. 시상식을 축제의 한 마당으로 즐기거나 자신의 사회적 발언의 장으로 삼는 등 능동적인 모습을 펼치는 연기자의 태도가 대중에 친숙하고 의미 있게 와닿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