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연시에는 각 분야를 전망하는 책이 나온다. 2013년 12월과 2014년 1월까지 출간된 책이나 출간 예정인 책 중 ‘전망’이라는 키워드가 들어 있는 책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출판계의 2014년은 어떤 모습일까.
◇출판계, 여전한 정체와 대안= 2014년 출판시장은 여전히 정체기를 겪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콘텐츠산업 2013년 결산 및 2014년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콘텐츠산업을 결산하고 2014년 콘텐츠 시장 규모를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출판시장 규모는 2013년 19조9000억원과 비슷한 20조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시장 규모와 수출 규모 모두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체 원인으로는 스마트기기 이용 증대에 따른 도서 수요 패러다임 변화가 지적됐다. 또한 지난해까지 출판시장의 신규 성장동력으로 기대됐던 전자책 시장의 성장 부진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실 강익희 팀장은 “독서 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내년에도 전자책 성장이 둔화세를 보일 것이다”며 “콘텐츠 완성도 제고에 힘쓰고, 영상 매체와의 연계를 확대하는 것이 전자책 성장을 촉진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도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도승철 밝은미래출판사 대표는 “정부에서 도서 관련 예산 지원을 통해 출판시장을 살리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독서 인구가 급감한 상황을 알리고 책을 읽게 하는 캠페인도 벌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트렌드 키워드는 ‘소설’과 ‘인문학’ =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에 2014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주류를 형성할지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2013년 한해 큰 흐름을 형성했던 소설이 내년에도 계속 도서시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012년 소설 시장이 바닥을 쳤기에 상대적으로 올해 강세를 보인 것이다”며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야기 성이 강조되며 독자의 눈길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문학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25일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다-문화가 있는 삶’ 8대 정책과제를 확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발표했다. 8대 과제 중 첫째로 꼽힌 것이 ‘인문정신의 가치정립과 확산’이었다. 문화·사회·정치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인문학의 재조명이 서점가에 불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진영균 대리는 “인문학이 기본적으로 내면의 성찰을 꾀하고 서로의 관계나 사물과 나와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불안과 경기 불황의 해법을 인문학에서 찾고자 하는 독자들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윤희 출판저널 편집장 또한 인문학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편집장은 “문학서, 대중인문서, 문화융성이 강조되는 시기”라며 “이처럼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인문학 서적을 읽으려는 흐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40~50대 도서 구매층의 부각 = 도서 구매층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그 바람은 전자책 시장에서 입증됐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전자책 판매 권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30대 연령층의 구매 비율이 65.3%에서 55.2%로 1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40~50대 구매비율은 33.0%로에서 42.8%로 9.2%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도서 구매 연령층의 변화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그에 맞는 전략 대비도 한창이다. 민음사 김수진 홍보팀장은 “도서 구매층이 변화하며, 실질적인 구매력이 높은 40~50대가 주요 소비층이 됐다”며 “이들이 선호하는 인문학 서적과 역사서를 준비하고 더 세분화된 마케팅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