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힘 겨웠던 올 한해를 잊고 말(馬)처럼 ‘높이(High)’ 뛰어오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말은 일반적으로 역동성, 성공, 부, 강인함 등을 뜻한다. 먼저 ‘오너(Owner)’ 부재와 대내외적인 ‘위험 요소(Risk)’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1+1=3’ 만들기에 한창이다. 사업부 간 결합과 협력 등 ‘시너지(Synergy)’를 높이기 위한 사업재편에 나선 것이다. 그 중심에는 남성과 달리 섬세함과 완성도를 고루 갖춘 여성 인재들이 있다. ‘영향력 있는 여성(Effective woman)’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 이에 이투데이는 말띠해의 키워드를 ‘H·O·R·S·E’로 정하고, 내년 재계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먼저 올해 기업들이 잔뜩 움츠린 만큼 내년에 높이 뛰어오르는 게 중요하다. 불황이지만 공격적으로 치고 나아가야 경쟁 기업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오너 부재 극복이라는 전제가 깔린다. 현재 검찰 조사를 포함해 사법부에 명운이 걸린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이다. 1961년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절 부정축재자로 몰려 14명의 오너들이 한꺼번에 구속된 이후 50여년 만에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재계는 이들 기업이 한해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대규모 신규 투자를 포함, 해당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들 기업은 비상 경영의 결정권을 1인이 아닌 체계화된 집단에 맡기고, 위기 극복에 전력투구 중이다. 오너 부재를 대신할 집단지성 체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가 ‘통상임금’, ‘엔저’,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먼저 이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통상임금 결정은 재계에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휴가비 등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서 제외됐지만 가장 중요한 이슈인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십조원의 인건비 추가 부담이 우려된다. 통상임금 확대로 인해 인건비가 올라가면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연초부터 불거진 엔저 현상도 우려스럽다. 지난 11월 현대자동차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5개월 만에 해외 판매가 줄었고, 그 여파로 전체 판매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까지 엔저 공습이 지속, 수출 업계에 가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는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섬세한 여성인재를 중용하고, 제품 및 사업 영역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에버랜드로 떼어내고, 에버랜드 건물관리 부문은 에스원으로 이관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연관성 있는 사업을 계열사에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LG그룹이 시너지팀을 가동, 계열사 간 역량을 총집결한 전략 스마트폰 및 차세대 TV를 개발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향력 있는 여성인재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삼성에버랜드 이서현 사장과 갤럭시 기어 등 삼성 모바일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린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GS 첫 여성 공채 임원인 이경숙 상무 등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