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승마는 창조산업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과거 패션디자이너에서 ‘세계 100대 승마클럽’ CEO로 우뚝 선 박윤경(43) 스티븐승마클럽 대표는 미다스의 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패션디자이너 경험을 살려 승마에 고급 브랜드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클럽을 단순히 말을 타는 공간을 넘어 스포츠와 고급 문화를 즐기는 ‘소셜클럽’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박 대표가 이끄는 승마클럽은 지난 2010년 국내 300여개 승마장 가운데 KRA(한국마사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가 선정한 ‘국내 최우수 승마장’으로 뽑혔다. 작년에는 독일 유명 승마잡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승마클럽’에도 올랐다.
말 산업 육성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박 대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승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선친의 유언 때문이다. 생전에 승마 마니아이던 아버지는 아들(박소운)을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서울올림픽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키웠고 임종 전 “소운이를 도와 가족이 승마사업을 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지역주민들이 굴착기로 마을 입구를 가로막는 등 시작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가족의 전폭적 지원과 100억원이 넘는 과감한 투자로 현재 국내를 대표하는 승마클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승마클럽은 마장마술마장(2000㎡), 장애물마장(3300㎡), 실내승마장(1320㎡) 등 마장 3개와 마방(4000㎡) 그리고 수입가 4억원이 넘는 우수 종마 등 64마리의 말을 보유하고 있다.
100% 회원제로 운영되며 유소년아카데미, 대학진학반, 코치양성반 등 전문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클럽은 지난 5월 프랑스의 말 산업 전담 정부기관인 IFCE, 프랑스승마협회(FFE)와 말산업 발전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패션은 죽은 사물을 사람에 입혀 살리는 작업이지만 승마는 살아있는 동물을 인간과 함께 호흡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며 “승마를 한국의 대표적 대중 스포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