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당일, 퇴근 시간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소리, ‘야근’. 하지만 김씨는 예전처럼 좌절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IPTV’로 늘 생중계 시청 가능한 탓에 서둘러 퇴근할 필요가 없어진 지 오래다.
국가대표 축구 생중계, 빠트릴 수 없는 드라마 본방사수를 위해 서두르던 퇴근길 긴장감은 이제 옛말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IPTV로 언제, 어디서든 생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놓친 드라마도 집안에 설치된 IPTV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능동적인 방송시청이 가능해진 탓이다. 이른바 N스크린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N스크린은 TV에서만 즐길 수 있던 실시간 동영상 콘텐츠를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N스크린의 ‘N’은 다수의 단말기, 그리고 네트워크(Network)를 의미한다. N스크린 서비스로 기기간 콘텐츠를 공유하는 데에는 추가적인 비용, 기술적 장애가 없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주로 영상 콘텐츠의 기기 간 공유를 말한다.
N스크린의 확대는 시청자들의 능동적인 영상소비를 가능하게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이 열리던 해 시청자들이 관련 영상 콘텐츠를 가장 많이 소비했던 기기는 TV가 아니었다. 스마트폰과 PC였다. 출·퇴근길에 혹은 업무 도중에 실시간으로 경기를 자유롭게 본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평소 극장에 가길 꺼리던 40~50대 남성들에게 ‘안방극장’을 선물했다.
집에 설치한 IPTV를 통해 최신 개봉 영화를 극장과 동시에 집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곰 TV 이무
현 과장은 “최근 극장과 동시 개봉한 영화 ‘야관문’의 경우 조회수가 20만건을 넘었는데 그중 60%가 40~50대 남성이었다”면서 “영화 장르마다 특징은 있지만 신세대들이 장악한 극장 영화시장에 대항마로 안방극장의 중년층이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화·동영상’ 온라인 유료 콘텐츠에 지출하는 비용이 월평균 1만2200원으로 온라인 유료 콘텐츠 중에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에 익숙한 30~40대에서 디지털 세대인 20대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화 VOD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VOD 연관 산업은 해마다 쑥쑥 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IPTV, 디지털 케이블 TV, 인터넷 VOD 유통 규모는 지난해 2158억원. 2010년 1109억원에 비해 2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올해 1~8월 10만건 이상 판매된 VOD 영화만 ‘7번 방의 선물’, ‘광해’ 등 48편에 이른다.
이처럼 영상물을 TV뿐만 아니라 N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기기에서 시청하게 되면서 관련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KT미디어허브, CJ헬로비전 등 유료방송사뿐 아니라 KBS와 같은 지상파 방송사까지 가세해 N스크린 시장을 둘러싼 콘텐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들도 IPTV에서 모바일 IPTV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자사의 콘텐츠와 서비스 강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