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황금 열매가 되다…국산 신품종 해금 골드키위

입력 2013-12-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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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5

지난 2007년 키위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해 전남 서남부지역에 보급하기 시작한 국산 골드키위 ‘해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금은 13년 노력 끝에 신품종 개발과 재배에 성공한 대표적인 참 다래 품종이다. 영양가와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어 재배 초기부터 새로운 고객층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해금은 외국산 ‘키위’ 품종에 들어가는 막대한 로열티를 절감 하고 농가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마련해주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012년 봄부터 시작된 ‘국산 해금 골드키위의 안정생산과 품질향상’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해금 재배의 성공적 농가 안착을 위 한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로열티 절감하고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라

풍부한 햇볕과 해풍, 그리고 비옥한 토양. 전남 서남부 지역은 골드키위를 키우기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농가들의 높은 기술 수준과 열정 등 사회적 환경도 좋다. 품종 자체도 워낙 뛰어나 사업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해금은 당도 13.7도, 과중 100g의 고품질 제품으로 개발되었다. 배꼽부분이 돌출되지 않고 매끄러워 외관이 수려하고 취급이 쉬운 장점이 있다. 꽃피는 시기가 빠르고 외국 품종에 비 해 기형과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농가 입장에서도 해금은 매력적인 품종이다. 기존에 키우던 골드키위와 재배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상품성까지 뛰어나 소득 향상의 기대감이 높았다. 골드키위 시장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이 충분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해금에 관심이 높은 농가를 중심으로 현장접목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과 품질향상을 상위 목표로 설정했다. 농가들이 현장에 적용 할 재배기술은 분야별로 나누어 치밀하게 구성했다. ‘순지르기’ 같은 경우, 15~20cm 간격으로 가장 좋은 가지 하나씩만 두고 나머지는 제거할 정도로 품질에 중점을 두었다.

농가들은 그동안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품종과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농가들의 적극적인 현장적용과 연구진의 세부적인 기술보급은 사업의 결실을 맺는 데 가장 중요한 ‘씨앗’이었다.

▲골드키위 시장 공략할 새로운 강자

“해금은 꽃피는 시기가 빠르니까 인공수분 시 화분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꽃피는 양이 많으므로 1~2번과(果)는 꽃과 과실솎기 작업을 충분히 해 결과지당 2~3개 정도 붙도록 결실 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발품이 줄어들고 품질이 좋아집니다.”

조윤섭 연구사가 현장지도에서 농가들에게 재배기술을 전수하면서 강조했던 말이다. 조 연구사는 해금의 생육초기부터 수확기까지 결실조절, 토양 및 수체관리, 수확기 수분관리 등 에 대해 연평균 15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현장컨설팅과 교육 을 실시했다. 해금이 일반 키위와 재배방법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었고, 현장접목 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조금 이나마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농가들은 연구진의 노력에 화답하듯 친환경 재배를 기본으로 적기에 수행해야 할 재배기술을 현장에 적용시켰다. 농가들은 새로운 기술을 있는 그대로 적용시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농장에 맞게 발전시켰다. 특히 친환경 재배로 해금의 품질향상에 주력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첫해인 2012년에 해금의 생산성과 품질에 대한 중간 평가를 실시했다. 현장접목 농가를 표본 조사한 결과, 80g 이상 상품의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했다. 평균 과일 무게는 80~90g 수준에서 95~105g으로 증가했다. 또한 내부의 황금색 발현도가 높아졌고, 수확기도 전년도에 비해 10일 정도 빨라졌다. 첫해 성적표는 이듬 해 사업을 강화하는데 중요 한 자료가 되었다

▲친환경 재배로 승부

신의식(전남 고흥) 농가는 비닐하우스 한 동을 해금으로 교체 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재배기술에 따라 세심한 인공수분 작 업을 했고, 배수로를 정비했다.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 해금 하나하나에 손때를 묻혔다. 하우스 내에 뱀과 개구리가 살고 있을 만큼 친환경적으로 해금을 생산하고 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한 농가는 연구진이 보급한 매뉴얼대로 재배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에 따라 재배했다가 수확기에 낭패를 보았다. 또, 다른 한 농가는 적기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 하지 않아 나중에 2배 이상의 작업량을 감당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농가는 현장접목 2 년차에 해금의 크기가 커지고 상품 비율이 높아지는 결과를 경험했다. 또한 생산성과 상품성이 높아지는 성과를 올리면서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 이 잡게 되었다. 현장접목 연구사업 우수사례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농가와 연 구진이 훌륭한 합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해금골드키위’ 새로운 시장 창출 성공

해금은 전남 남서부지역에서 고소득 과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품종의 우수성과 뛰어난 상품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현장접목 농가들은 짧은 기간 동안 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재배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조윤섭 연구사는 해금의 현장접목 성과를 단적으로 이렇게 요약한다.

“상표등록은 이미 마쳤고 ‘해금골드키위’의 브랜드화에도 성공했다고 봅니다. 해금을 찾는 소비자들의 손길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해금 골드키위 재배농가들로 구성된 ‘해금골드키위 영농조합법인’은 2012년 유통업체와 kg당 4천원의 약정수매계약을 맺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5백 원이 오른 가격입니다. 개별적으로 직접 판매를 하는 농가들의 수익은 더욱 증가했습니다. 외국산 골드키위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충분합니다.”

해금골드키위 영농조합법인은 2013년 7월 유통업계,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생산과 유통, 연구개발 분야에서 긴밀히 협조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농가들의 안정적인 생산과 판매, 수매단가 상승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선병민 농가는 다른 농가에 품종과 기술을 보급해 해금을 키위 중 으뜸 품종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신의식 농가는 그린키위보다 30% 내외의 수익증가를 기대하면서 해금의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있다. 조윤섭 연구사는 현장접목기술이 농가들에게 안착되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다른 농가로의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300여 농가에서 연간 150~200억 원대 수익 발생

하나의 신품종이 성공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아무리 품종이 좋더라도 농가와 소비자가 외면하면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농가가 마음 놓고 품질향상에만 신경 쓰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해금은 이런 제반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성공이란 단어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이다.

국산 신품종 해금이 지금 추세대로 재배농가가 증가하고 품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 이내에 300여 농가에게 연간 150~200억 원대의 농가 조수익을 가져다주고, 지역경제에는 500여 명의 고용효과와 500억 원대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농업기술원과 지방자치단체는 홍보 효과와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해금체험행사’까지 준비하고 있다.

전남 지역은 전국 키위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 사이에 보급된 해금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향후 해금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농가는 해금으로 기존 재배하던 키위보다 나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외국산 골드키위에 지불되는 연간 25억 원의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편, 국산 ‘해금’ 골드키위 안정생산과 품질향상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전남도농업기술원 조윤섭 연구사(061-552-306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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