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개봉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이 뽑은 명장면 베스트4

입력 2013-11-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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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스틸컷(사진 = 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이 영화 ‘올드보이’의 명장면 리스트를 직접 공개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개봉 당시보다 더 섬세하고 깨끗한 영상으로 돌아온 ‘올드보이’(제작 에그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03년 개봉일인 11월 21일부터 정확히 10년 뒤인 21일 개봉을 확정했다.

#1. 오프닝, 오대수가 움켜 쥔 넥타이 하나에 매달린 자살남(오광록) 장면.

박찬욱 감독이 고른 첫 번째 명장면은 ‘올드보이’의 오프닝에서 오대수 역을 연기한 최민식이 넥타이와 함께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신을 고른 이유에 대해 “이야기의 문을 서서히 연다는 기분이 아니라 관객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로 영화에 툭 던져져 버리는 단도직입적인 느낌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먹에서 시작, 넥타이, 그리고 최민식의 얼굴로 가는데, 실루엣이어서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다. 음악 또한 오프닝 자막이 나올 때 아주 조용한 서정적인 멜로디가 깔리다가 갑자기 굉장히 흥분되는 음악으로 바뀌면서 어떤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극적인 순간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도입이 신선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 엔딩, 설원 위 미도의 “사랑해요, 아저씨”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렇듯, 오프닝과 엔딩을 가장 공들여 찍었다고 말한 박찬욱 감독이 고른 두 번째 장면은 엔딩의 설원 장면이다. 오대수(최민식)가 최면술사를 다시 만나 기억을 지우려고 시도한 뒤, 설원 위의 그를 발견한 미도(강혜정)가 그를 꼭 껴안으며 “사랑해요, 아저씨”라는 잊을 수 없는 명대사를 남기는 장면이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1년씩 늙어가서 죽는다거나 장면 전환 같은 것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과연 오대수는 기억을 지우는 것에 성공했는지가,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 뜨거운 논점을 제기하기도 했던 장면으로, 기억이 지워진 것이 해피엔딩인지, 기억을 지우지 못했을 경우 두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짙은 여운을 남겼던 장면이다.

# 3. 이우진의 펜트하우스, 두 남자의 대결의 끝. 클라이맥스 장면

오대수 1인의 복수극인 줄 알았던 영화가 이우진(유지태)의 복수극에서 시작된 스토리였다는 충격적 진상과 반전이 밝혀지는 두 남자의 대결의 끝, 클라이맥스인 이우진의 펜트하우스 장면이 세 번째로 꼽혔다.

진실을 미도에게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의 혀를 자르는 오대수의 충격적인 신을 포함, 컷 없이 3분 여 동안 이어지는 최민식의 열연이 단연 압권인 장면이다.

#4. 현재의 오대수와 과거의 오대수가 한 신에 공존하는 고등학교 회상신

에버그린의 정체를 캐고 들어간 오대수가 서울로 전학 오기 전 다녔던 상록 고등학교가 있는 지방 도시를 찾아가서, 고교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현재의 오대수와 고등학생인 과거의 오대수(오태경)가 교차하는 장면이다.

시제만 다른 같은 인물이 한 신 안에 공존하고 과거의 오대수를 현재의 오대수가 쫓아가는 역동적인 화면 구성과 오대수가 보게 되는 장면의 강렬함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장면이다. 현재 시점과 다른 색감 또한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더욱 섬세하게 만져져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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