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8일 “만약 필요하다면 ‘통일’이란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며 통일 문제에 대한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류 장관은 이날 건국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여성위원 통일공감대회 특강에서 “통일의 모든 담론을 확 바꿔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 시대에 맞는 통일이란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남과 북이 영토적으로 하나 되는 통일 개념을 갖고는 21세기에 통일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낡고 늙은, 적대·대결·비극적인 담론이 아니라 젊고 희망차고 미래로 나가는 그런 통일 담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부과된 역사적 명령”이라며 “통일 비용이 큰 지, 편익이 큰 지를 따지는 셈법을 갖고 통일을 대해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주역은 북한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라며 “앞으로 통일 과정이 이뤄지면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이 주도해서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최근 류 장관의 지시로 통일 문제 개념 정립 등을 위해 ‘평화통일기반 구축TF’를 신설했고, 지난 14일에는 서울 강남의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거주하던 ‘안가’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