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전쟁터다. 매해 1000만대가 넘는 차가 팔리고, 생산된다. 미국인 3명 중 2명꼴로 차를 한 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10여개 넘는 자동차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다.
미국은 새로운 자동차의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자, 미래 자동차 기술이 집약되는 시합을 벌이는 일종의 올림픽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서 각 자동차 제조사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 항상 안테나를 곤두세운다.
◇급변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 환경=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8월까지 연간환산판매대수(SSAR)는 1602만대로 2007년 이후 최초로 1600만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 9월 미국 의회 대립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영업일 수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9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전월 대비 -24.7%를 기록했다. 10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120만2000여대가 판매됐지만,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산업수요가 급감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처럼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오랜 기간 침체와 회복 그리고 또다시 위기가 반복됐다. 당장 다음 달, 내년 미국 자동차 시장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여건, 기후, 미국 경기와 글로벌 경제 등 복잡한 셈이 필요한 탓이다.
◇회복세 지속…업체간 경쟁 심화= 자동차 업계는 미국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국가부채 한도 조정이 해결된다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연비를 개선한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일본 업체들을 중심으로 중협급 볼륨카에 대한 마케팅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닛산은 연간 생산 17만5000대 생산능력을 갖춘 멕시코 신공장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19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토요타와 혼다는 각각 4세대 프리우스와 피트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GM은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설비투자를 통해 유연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그루즈, 트랙스 등 소형차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포드는 퓨전 하이브리드, C-MAX 하이브리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해 일본업체에 대응한다.
또 내년 현대기아차의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K9, 폭스바겐의 골프·파사트, 크라이슬러의 지프 체로키·크라이슬러 200세단 등 약 30여종의 신차가 출시될 것으로 보여, 미국 자동차 시장 쟁탈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