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논문 제1 저자로 참여해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했던 생명공학 분야의 저명 논문 두 편의 철회를 놓고 해당 저자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12일 관련 학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논문의 책임 저자이자, 이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 Davis)의 패멀라 로널드(Pamela Ronald) 교수는 지난달 미국의 유명 대중 과학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블로그에 논문을 철회(Retraction)한다는 글을 올렸다.
로널드 교수는 “실험 과정에서 샘플이 뒤바뀌는 일이 있었고 실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논문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벼에 특정 단백질을 투입했을 때 병원균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규명한 혁신적 연구 결과로 주목받았다. 또한 당시 두 한국인 연구자가 주(主) 저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로널드 교수가 남긴 글에서 ‘결과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것은 연구 진실성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내 연구자들은 이번 논문 조작·철회 사태를 두고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를 중심으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당시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한 모 교수가 소명서를 내며 직접 해명했다.
한 교수는 “논문을 철회한 것은 맞다. 로널드 교수가 블로그 기고문에 쓴 것처럼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글을 올린 것이지만 조작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철회한 이유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새롭게 로널드 교수팀에 합류한 연구자들이 합성된 펩티드가 벼에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실험을 하는 도중, 결과가 일정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로널드 교수와 이모 교수(당시 연구원) 그룹 등에서 재현 실험을 수행한 결과, 이 교수팀의 결과는 합성된 펩티드의 활성이 확인 되었으나, Ronald 교수팀의 결과는 활성에서 일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실험에 사용한 균주의 혼용이었다는 게 안 교수의 주장이다. 공동저자인 태국출신의 연구원이 문제의 균주의 돌연변이를 제작했고, 한 교수와 이교수를 비롯한 다른 연구자들에게 배포 후 사용했다. 그 중 한 개 균주의 이름이 잘못 표기된 상태로 일부의 실험에 사용됐고 이것이 나중에 밝혀지게 되면서 논문이 철회됐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철회는 논문을 낸 후 교수들 스스로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 ‘어니스트 에러’의 과정”이라면서 “잘못을 인정을 하지만 조작 의도는 없었다. 또한 외부에서 압력 때문이 아니라 로널드 교수랑 상의를 거친 후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