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이 2014년 증시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내년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최대 24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의 통화완화 정책과 글로벌 실물경제가 모두 위기 이전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겪으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등 정상화 과정을 겪으면서 하반기에는 증시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보다 강세 ‘상고하저’=대다수 증권사들은 2014년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해에 비해 증시가 10% 상승한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B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이 240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KDB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지수 2300선 이상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세계경제도 완만하게 회복 중이기 때문에 내년엔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의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인 내년 2분기에 국내 증시가 가장 좋을 것이고 코스피가 238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과 미국·유럽 등의 내년 GDP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수렴하는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라며 “글로벌 정치 리스크 완화, 아베노믹스 효과 약화, 바닥권에 있는 국내 부동산 경기 등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코스피가 최고 230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B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며 증시에 시중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 코스피 고점을 2400선으로 제시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과 달리 국내 주식형은 환매 압력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진행돼 가계 자산에서 마이너스 효과가 일단락되면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내년 증시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또 “부동산 가격은 최근 2개월간 매달 0.1~0.2%씩 오르고 있다”며 “주택, 아파트 가격이 전년 대비 회복되면 가계에서 남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내년 유망 종목은?= 다만 내년 2분기가 지나면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등으로 증시의 소폭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양적완화 축소(Tapering) 시기와 금리 인상(Tightening) 여부. 증권사들이 내년 증시를 ‘상고하저’로 전망하는 것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주식시장은 정상화 이후에 호황 국면으로 가는 과도기적 과정이 예상된다”며 “달러 공급과 경기개선의 조합이 동시에 충족될지가 관건으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행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양적완화 조치가 마무리되고 금리를 올리는 긴축 정책에 들어가는 하반기에는 증시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증시를 주도할 유망 섹터로는 IT(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 경기민감주로 G3 국가의 경기 추이를 살펴 종목을 선별할 것을 권고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와 관련된 IT·반도체·자동차, 유럽 경기와 관련된 조선·기계, 중국 경기와 관련된 정유화학주를 내년 투자 유망종목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KB투자증권도 내년 상반기 화학·조선·반도체 등 경기민감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내년 상반기에는 대형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하반기 조정국면에서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KDB대우증권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선진국 경기 회복의 여파가 신흥시장으로 퍼지지 않을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유망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LG화학·하나금융지주·한국타이어·오리온·대림산업·현대미포조선·CJ오쇼핑·성광벤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