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오너인 박문덕 회장 아래에 관리와 생산 부문을 각각 총괄하는 김인규, 손봉수 사장이 있다. 대표이사는 김 사장이 맡고 있다.
올 11월은 이들 2명의 사장이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데이트’를 시작한 지 2년이 되는 시점이다. 이들 2명의 사장에게 소통 경영은 필요에 의한 산물이다.
2005년 당시 하이트맥주는 진로(소주)를 인수했지만 독과점을 우려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영업망을 통합하지 못했다. 한 회사에 근무하는 영업사원들은 맥주와 소주 영업을 따로 했다. 영업망은 단계적으로 통합했지만 직원들의 소속감이 약해진 것은 물론 결속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사장과 손 사장은 조직 내 화두를 소통경영에 두고 대화에 직접 나섰다. 2011년 9월 맥주와 소주부문의 완전한 통합이 이뤄진 그해 11월부터 매월 한 두번씩 10여명의 본사 및 지점, 사업장 직원과 CEO 데이트를 진행했다.
CEO 데이트는 진행 형식이 자유롭다. 하이트진로 임직원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장소도 곱창집, 호프집 등 인근 주점부터 볼링장, 노래방, 산행, 영화·스포츠관람 등 일상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직원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기 위한 두 사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스포츠를 함께 즐긴 후 MVP 직원에게 직접 넥타이를 선물하거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수필집을 선물하기도 한다.
두 사장은 또 CEO 데이트를 위해 사내 게시판에 이른바 ‘번개 모임’을 직접 주선하기도 한다. 사내 게시판에 “퇴근 후 남산 가실 분”, “야외 바비큐 파티 어때요?” 등의 글을 올리면 이를 본 직원들이 신청하는 식이다.
김 사장은 “소통을 위한 채널을 다양화해 더욱 많은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경영활동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CEO 데이트에 참석한 하이트진로의 한 직원은 “CEO와 그냥 일상적인 얘기를 나눴다”면서 “퇴근 후에 동료 직원들끼리 맥주 한잔 즐기는 것처럼 편안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