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은 삼성 라이온즈에 돌아갔다. 삼성은 1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두산에 7-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6번째 7차전 승부로 진행된 경기였다.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홈구장인 대구에서 최초로 우승을 달성해 더 큰 기쁨을 누렸다.
올시즌 한국시리즈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삼성은 최초의 통합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함과 동시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의 열세를 딛고 우승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하지만 준우승을 차지한 두산 역시 많은 부상자와 체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명승부를 연출하며 우승팀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25일간 무려 1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거듭했고 3승에 선착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규시즌 4위 팀 최초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이었다.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7차전 경기 후 “김진욱 감독은 어디 있나”라며 함께 명승부를 연출한 김 감독을 가장 먼저 찾았다. 김진욱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 그리고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치르며 포스트시즌 총 16경기를 치렀다. 바닥 난 체력으로 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이었지만 삼성에 먼저 두 판을 따낸 것을 비롯해 3승 1패로 앞서며 우승 직전까지 갔던 만큼 류중일 감독으로서는 최대한의 존경심을 표한 것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프로에서 패배는 감독의 책임”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전했다. 하지만 “두산다운 야구를 했고 여기까지 온 우리 선수들도 삼성 선수들 못지않게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별히 고마운 선수도 꼽지 않았다. “자기 역할을 못한 선수는 없다”는 설명이었다.
한국시리즈 7차전을 끝으로 올시즌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삼성은 15일부터 20일까지 대만 타이중 구장에서 벌어지는 2013 아시아시리즈 정복에 나선다. 지난해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씻는다는 각오다. 류중일 감독은 “요미우리와 한판 붙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본 대표는 사상 첫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확정됐다. 일본 외에 호주, 중국, 대만 리그 우승팀이 출전하고 개최국 대만에서 한 팀이 더 참가해 5개국 5개 팀이 대회에 나선다.
아시아시리즈가 끝나면 프로야구는 이제 2014 시즌 체재로 돌입한다. 올시즌 삼성은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압도적인 우승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많은 부상자 속에서도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과시하며 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LG는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잠자던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였고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다음 시즌은 FA들의 이동이 많아질 수 있고 상위권 팀들의 전력차가 줄어들어 더 치열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올시즌 치열하고 감동적인 한국시리즈를 만들어낸 삼성과 두산이지만 내년 시즌에는 또 다른 새로운 팀들이 새로운 시리즈의 감동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