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주무관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업무를 한 지 21년이 지났지만, 권 할머니를 보내드릴 때 처음 업무 때와 마찬가지 감정이었다"며 "제 아버지를 보낼 때의 마음처럼 그분들이 외롭지 않게 편안한 휴식을 얻을 수 있게 돕겠다"고 전했다.
손 주무관은 지난 1992년 중구청 사회복지과에 첫 발령을 받은 후 지금까지 노숙인 상담, 노숙인 시설관리, 무연고 변사자의 사망 후 뒤처리 업무를 맡아왔다. 그동안 800건, 연평균 40건을 처리했다.
중구 담당인 서울역, 을지로 지하도, 명동 등에서 거처 없이 떠돌다 세상을 뜬 노숙인이 대상이다.
경찰 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무연고 변사자를 통보해오면 우선 가족관계등록부와 주민등록을 참고, 유족을 수소문해 시신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다.
유족들에게 공문으로 통보하거나 신문, 구청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유족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개 생활고 또는 가정불화로 가족과 단절됐기 때문이다. 설사 찾는다고 하더라도 "왜 연락했느냐"고 따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권 할머니도 서류상 오빠가 있어 사망사실을 통보했지만 오빠마저 2010년 거주불명자로 등록돼 서류가 반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 주무관은 결국 미혼인 권 할머니의 시신을 거두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어 시신을 화장해 서울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