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부터 투자부적격(투기등급)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이 더이상 계열 증권사에 회사채 등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됐다.
동양그룹 사태이후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가 등장한 셈이다. 비우량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는 만큼 한계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의결한 금융투자업 규정 일부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동양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은 투자부적격 신용등급을 받은 계열사가 있어 이 계열사의 회사채나 CP를 개인들에게 판매해 자금조달을 할 수 없게 된다. 동양증권은 동양,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5개 계열사가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골든브릿지증권은 골든브릿지캐피탈이 투자부적격 등급에 속한다.
또 동부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들도 계열사 신용등급이 한단계만 하향조정되면 투기등급에 속하는 만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적용받게 된다.
당장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제한적이지만, 회사채 시장 양극화로 한계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는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회사채 인수를 통한 계열사 지원이 차단된다는 점도 비우량기업들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지금까지 증권사들의 계열사 채권 인수실적이 매우 높았지만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계열 금융사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 의존했던 비우량등급 기업들의 자금 경색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그룹 내 증권사의 계열사 발행 회사채 인수물량(모집주선 포함)은 동양증권이 작년 95% 수준이었고 올해는 9월 말까지 50%에 달한다. 동부증권과 SK증권이 올해 30%대였으며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은 20%대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