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운용 총괄을 맡고 있는 헤지펀드운용본부장 김태준 상무의 중장기 비전이다. 김 상무는 우수한 헤지펀드 성과를 인정받아 이달 승진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지난해 후발주자로 진입한 브레인자산운용은 설정 1년 만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헤지펀드인 ‘태백’과 ‘백두’의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국내 출시된 19개 헤지펀드 중에서도 최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설정된 1호 헤지펀드인 ‘백두’의 현재(기준일 2013년 10월 4일) 누적 성과는 29.9%에 이른다. 올 연초 직후 박스권을 맴돌던 증시 환경에도 불구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16.2%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연초 이후) 코스피 평균 성과가 -0.004%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다.
올해 3월 선보인 2호 헤지펀드 ‘태백’ 역시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7.03%에 이른다. 두 펀드 모두 헤지펀드 전략 중 저평가되고 실적이 우상향하는 주식은 롱 전략을, 실적이 감소하고 고평가된 주식은 쇼트 전략에 기반을 둔 ‘에쿼티 롱쇼트’ 전략을 추구한다. 다만 태백의 경우 거시경제 변수를 함께 활용하는 ‘매크로 섹터 롱쇼트’를 주 전략으로 하고 있다.
김 상무는 “펀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백두나 태백은 한국을 대표하는 웅장하고 흔들림 없는 대표 헤지펀드로 키우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라며 “기업 이익의 방향성과 밸류에이션이라는 기본 투자 철학에 근거해 잔 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우수한 수익률 추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브레인자산운용이 공격적 투자 스타일이 강하다고 회자된다. 그러나 김 상무는 “철저히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 철학에 기반해 운용한다”며 “지극히 합리적이고 안정적 투자 운용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투데이에서는 자문형 랩에 이어 한국형 헤지펀드에서도 강자로 떠오르는 브레인운용의 헤지펀드 전략과 투자철학을 김 상무에게 들어봤다.
◇헤지펀드 자신감의 원칙은 ‘기업 실적’ 집중
경쟁사 대비 탁월한 헤지펀드 운용 성과에 대해 김 상무는 실적에 기반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적 테마 등 유행을 좇는 투자 스타일을 철저히 지양한 점도 중장기적 절대 수익 추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김 상무는 “브레인자산운용이 추구하는 롱쇼트 전략은 믿기 힘들 정도로 심플하다”며 “낮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을 매수하고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했다”고 말했다.
통상 한국형 헤지펀드는 매수(long)와 매도(short)를 반복하는 롱쇼트 전략을 활용해 안정적 고수익을 추구한다. 주가가 저평가돼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수하고 주가가 고평가돼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면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하는 방법을 추구한다.
에쿼티 롱쇼트 전략의 경우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이익 기여도가 높은 종목을 찾아내는 일이다. 브레인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김 상무를 비롯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 모두 애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점이다.
김 상무도 과거 건설업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데다 정재호 차장과 김도헌 대리 또한 각각 철강과 퀀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김 상무는 “애널리스트 출신 펀드매니저들의 장점은 편입 종목들의 실적을 철저하게 리서치하고 기업 실적 분석에 탁월한 안목을 지닌 것”이라며 “여기에 자체적 퀀트 분석 기능까지 가능해 성과 차별화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업의 본질을 꿰뚫는 전문가 집단으로 무장해서일까. 브레인운용은 실적이 좋다고 예상되는 기업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경우 오히려 매수 포지션을 강하게 유지한다.
김 상무는 “과거 경험상 우량주는 흔들리는 국면이 있지만 결국 시간을 두고 실적을 반영해 주가는 좋아진다”며 “따라서 우량주들의 하락 국면을 저평가 매수 기회로 삼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 선진국 노출 비중 큰 수출주 유망…국내 헤지펀드 시장 확대 예상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 김 상무는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 대비 투자 매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 주가는 자산 가치 및 수익 기준으로 역사적 평균 하단에 근접한 데다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책, 신흥국 대비 높은 경상수지 흑자, 안정적 재정 수지 및 GDP 성장률 등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잇단 매수세를 강화하는 것도 결국 다른 신흥국들보다 GDP 성장률이 좋기 때문”이라며 “실제 올 들어 GDP 성장률의 상저하고 추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또 “이와 함께 경기 회복이 뚜렷한 유럽 등 선진국 노출 비중이 큰 수출업종이 유망한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한국 증시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GDP 성장률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는 만큼 외국인들의 추가적 자금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GDP 성장률은 올해 6.5%에서 6.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 2.6%에서 내년 3.5%까지 전망, 아시아 지역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 상무는 과거보다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많이 좋아져 향후 헤지펀드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고객들 사이에 헤지펀드는 고수익, 고위험 자산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그러나 최근 수익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제공하다 보니, 고객들이 헤지펀드를 대안투자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면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도 향후 더 커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실적에 기반한 뚜렷한 투자철학으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