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년 전 ‘의궤’ 속 8일이 부활한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KBS 김규효 기획제작 국장이 기획의도와 제작 소감을 전했다.
김 국장은 “2년 동안 제작진이 피땀 흘려 만든 다큐멘터리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2011년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서 중국 국보 1호인 ‘청명상하도’가 3D영상으로 선보여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의궤’는 더 우수한 작품”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돼있는 ‘의궤’를 첨단특수영상으로 복원한 것이 의미가 있다”며 “3D로 문화유산을 보관할 수 있고, 가치를 향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조선 왕실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국가공식기록물인 ‘의궤’ 3895권 중 가장 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한다.
특히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1752~1800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사도세자의 부인)회갑연을 위해 준비한 행렬은 서울에서 시작해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수원화성까지 8일간 펼쳐졌다. 이 축제에는 수행원 약 6000여명, 말 2400필, 총 예산 10만냥(현재 가치로 약 70억원)이 동원됐다.
그러나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아버지의 죽음, 반대파의 감시와 견제, 계속되는 암살 위협 등 30여년을 기다려야 했던 한 왕의 오랜 기다림와 복수가 8일 곳곳에 묻어난다. 이에 눈물과 복수가 숨겨진 비장한 축제이기도 하다.
정조는 이 화려했던 축제를 당대 최고의 화가들과 금속활자 인쇄술로 기록해 후세에 남겼다. 이에 KBS는 200여년이 지난 지금, ‘의궤, 8일간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최첨단 3D와 4K 기술을 이용해 ‘의궤’ 속 8일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총 3부작으로 약 2년의 제작기간과 약 15억 원의 제작비, 약 3700여명의 스태프가 투입된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제작과정에서 ‘정리자’를 모티브로 ‘의궤체’를 개발해 K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의궤, 8일간의 축제’ 오는 10일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3D 영상으로 제작된 것은 오는 12월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