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조어가 영어를 바탕으로 새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동안 국내 부동산 업계에서 주로 사용해오던 일본식 단어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과 관련해 새로 만들어져 통용되는 용어는 ‘렌트 푸어’처럼 널리 쓰이는 말부터 비교적 생소한 ‘하메족’까지 다양하다.
‘렌트 푸어’는 ‘과다한 월세나 전셋값 지출로 가난해져 살기 어려운 사람’을 뜻하는 외래어지만 지속하는 전월세난과 맞물려 대중과 친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대출이자와 빚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하우스 푸어’ 역시 널리 쓰이며 신조어로 인정받았다.
반면 ‘거주 비용을 아끼려고 가족이 아닌 사람과 집을 같이 사용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하메족(housemate族)’은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쓰이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친숙한 단어는 아니다.
이 외에도 △주택관리 버틀러 △공공 원룸텔 △한콩집 등이 있다.
‘주택관리 버틀러’는 전구를 갈아주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대리주차, 청소, 택배 보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택관리 집사을 말한다. ‘공공 원룸텔’은 국가나 민간업체 등에서 1∼2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호텔식 원룸이다.
‘한콩집’은 땅콩집과 비슷한 외형이지만 단독 주택처럼 한 필지에 한 채만 지어진 집이란 뜻이다. 이는 순수 우리말 신조어에 해당한다.
이밖에 ‘스마트 안전주택’(기상 이변이나 자연재해 등이 일어났을 때 안전할 수 있도록 자동화 시스템 따위로 설계된 주택), ‘도심 역턴’(교통과 편의시설 따위의 문제로 신도시의 거주 인구가 도심으로 다시 이동하는 현상) 등 영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도 있다.
2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건설 현장에서 일본어가 범람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신인 문화부는 1992년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일본어투 용어 392개를 우리말로 순화한 ‘우리말 건설 용어집’을 펴내기도 했다.
이 용어집에서 순화 대상으로 지정된 일본어 파생어로는 △함바(건설현장 식당) △노가타(인부·흙일꾼) △자바라(돌림띠) △구르마(수레)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부동산 신조어를 비롯해 최근 생겨난 새로운 말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이런 말도 있어요’ 코너를 마련해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