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증시에서 국방비를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최대 조선소인 국영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이 14억 달러(약 1조5200억원) 규모로 주식 사모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모발행 추진 목적은 군함 건조와 관련한 자금 확보용이다. 이는 중국 국방사업의 자금조달이 다각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CSIC는 성명에서 “사모발행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투자 가능한 자산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최첨단 군수품 생산으로부터 나오는 높은 수익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국방비가 1660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최근 중국 해군은 남중국해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해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국영기업들이 여전히 중국 방산업을 독점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 기업의 성장을 위해 민간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투자자들도 중국 군산복합체에 투자할 수 있는 새 길이 열렸다는 소식에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CSIC는 이날 상하이증시에서 주가가 일일변동폭 한계선인 10%까지 폭등했다. 회사 주식은 지난 5월 이후 거래가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선박에 들어가는 철골 구조물을 건조하는 상하이전화중공업도 CSIC 사모발행 소식에 주가가 10% 동반 폭등했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국방비를 급격히 늘려왔다. 지난 20년간 국방비 증가율은 한 차례만 빼고 줄곧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국방비가 6820억 달러로 중국의 네 배가 넘는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과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중국은 꾸준히 해경선이나 군함으로 이들 지역을 순시하고 해상 방위력을 강화해왔다.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 중 약 80%가 증시에 상장됐지만 중국은 톱10 가운데 3개 만이 상장했다.
중국 조선산업은 그동안 과잉설비와 경기둔화 등으로 고전했다. 더 많은 방산 프로젝트는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존 윈드햄 바클레이스 아시아 운수업 리서치 대표는 “군사지출은 경기하강시 고전적인 대응수단”이라며 “방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