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개월 여 만에 2000선 돌파에 성공한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14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9.79포인트(0.49%) 오른 2003.85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중국 경제지표 호조, 시리아 우려 완화 등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오전 중 투신 중심의 기관 매도물량 부담으로 1987선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오후 들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며 지난 5월 31일 이후 3개월11일만에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코스피 2000선은 중국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했던 2011년 하반기 이후 박스권의 고점으로 2000선을 넘어선 경우도 있었지만 일시적 오버슈팅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이번 코스피 반등은 글로벌 유동성 랠리의 성격에 낙폭과대 소재·산업재가 반등을 주도 한 가격 메리트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외국인의 순매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지수 견인력은 약해질 것”이라며 “원·엔 환율, 금리 급등 이후 주택지표를 중심으로 확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기, 미국 연준 의장 교체 관련 불확실성 등은 코스피의 감속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특정 섹터 매수가 아닌 인덱스 형태의 프로그램 매수를 시행하며 시가총액 상위업종의 매수를 확대시켜 코스피 상승 탄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2000선 내외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적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거 2000선 돌파 과정과 달리 글로벌 펀더멘탈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에 따른 신흥국 자금이탈 과정에서 오히려 차별적으로 진행되는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순매수 양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2000선 전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단기 변동성 확대국면을 주식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아람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들의 매수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섹터전략에 관심을 높일 필요하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달러 환율 상승 부담과 기관과 외국인 보유 물량을 감안할 경우 IT, 자동차 보다 중국 관련 소재·자본재 섹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