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 5월 효성그룹 계열사 6개를 따로 꾸리고 조석래 회장과 계열분리를 했다. 최 대표가 계열분리한 회사는 이지스엔터프라이즈와 국민레저스포츠진흥, 기웅정보통신, 케이지비택배, 이노허브파이낸션대부, 고려골든박스다.
공정위가 밝힌 계열분리 승인 내용은 ‘최대주주의 임원 제외에 따른 지배력 상실이다. 전문경영인에서 독립적인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오너로 변신한 셈이다.
최 대표가 지배하고 있는 회사들의 자산 총액은 800억원 수준이다. 그룹의 사업구조도 부동산. 시스템통합, 운송서비스, 금융업, 제조업 등을 다양하게 꾸리는 등 중견그룹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가장 큰 계열사는 공동주택관련 결제서비스업체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자산은 지난해말 현재 340억원 규모다. 연간 매출액은 340억원 규모이며 52억원의 영업이익과 35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남기고 있다. 유동자산도 180억원에 이르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케이지비택배 지분 80%를 210억원에 취득했다. 최 대표는 최근 기웅정보통신을 통해 상장폐지된 코스닥업체 에스비엠 인수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증권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 대표가 거느리고 있는 이지스엔터프라이즈가 독립적인 외부매출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최 대표에 대한 특별한 애정 때문에 이뤄진 계열분리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임원이 계열사를 떼내 계열분리하는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든 사례”라며 “오너의 특별한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계열분리 수순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표는 지난 2006년 12월 효성이 지배하고 있던 이지스엔터프라이즈(옛 이지스효성)의 지분 90%를 18억원(주당 5000원)을 주고 취득했다. 회사는 이후 급격히 덩치가 커지면서 지난해말 현재 최소 청산가치만 128억원으로 주당 3만2000원에 이른다. 최 대표는 이지스엔터프라이즈 지분을 모두 인수한 후에도 효성그룹 임원직을 유지한 상태로 계열사를 늘렸다. 또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하면서 계열분리가 된 점도 최 대표에 대한 조석래 회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임원 재직 시절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