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지 않는 대신 대리인을 통해 공물료를 봉납했으나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기’에 불과하며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아베는 지난 4월 춘계제사 때도 신사 참배 대신 공물료를 봉납했으나 일본의 침략 피해국인 중국과 한국의 분노만 샀다고 신문은 전했다.
류장융 칭화대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일본 문제 전문가는 “아베의 공물료 봉납은 과거 군국주의 역사에 대한 그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제 참배와 다를 것이 없다”며 “중국 정부와 국민은 그런 행동을 전쟁 역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는 14명의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이 합사돼 있어 일본 우익 정치인이나 인사들이 신성시하는 곳이다. 이에 일본과 중국은 야스쿠니신사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으며 일본 정치인이 이곳에 방문하는 것은 항상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어떤 형태로든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 등 아베 내각 각료 2명이 이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왕진성 베이징대 교수는 “이번 아베의 행동으로 그가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