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주는 올 여름 전력수급의 최대 고비로 꼽히고 있다. 이날 전력수요도 사상 최대치인 8050만kW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역시 최저 예비전력이 156만kW로 예상되면서 전력수급경보 ‘경계’(예비전력 100만kW 이상 200만kW 미만)단계가 예보된 상태다.
이 같은 전력위기 상황은 비단 올해만 있던 일이 아니다. 2011년 9·15 순환단전 사태 이후 매년 여름과 겨울철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9·15 순환단전 당시 6600만kW대였던 공급능력이 현재는 7744만kW(13일 기준)로 약 1000만kW 정도 늘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에 정부가 매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산업체와 국민들의 절전 동참 호소에 그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만성 전력위기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되풀이되는 전력위기의 원인으로 비현실적인 전기요금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하다 보니 전력수요가 끝없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 9·15 순환정전 당시 6726만kW였던 전력수요는 현재 8050만kW(13일 기준)로 1300만kW가 늘었다. 공급능력 확대 부분보다 수요가 더 증가한 셈이다.
전력산업연구회 회원인 서울대 이승훈 명예교수는 “요금이 저렴하다 보니 기존 가스와 디젤 등의 각종 수요가 전기로 넘어오게 되면서 전기가 부족하게 되는 것”이라며 “(비현실적인 전기요금으로) 잘못 들어온 전기수요를 없애지 않으면 발전소를 계속 지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확하지 못한 수요예측도 한몫을 차지한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2년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15년간의 수요예측을 한다. 2006년 제3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정부는 2012년 최대 전력 수요를 6712만kW로 예측했지만 실제 지난해 최대 전력 수요는 7599만kW였다. 이는 당시 예측했던 2020년 최대 전력 수요인 7181만kW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전력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보통 발전소 건설기간이 5년에서 10년 사이임을 감안하면 허술한 전력 수요 예측이 전력위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