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용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최근 소폭 반등세가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용인과 평촌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전 주보다 각각 0.01% 올랐다. 안양과 이천도 같은 기간 0.02%씩 상승했다. 안양시는 직전 주(0.01%)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은 주택 경기가 좋던 시절에 뛰어난 강남 접근성으로 인해 매매가가 급등했던 지역이다. 특히 용인과 평촌은 '버블세븐 지역'으로 집값을 상승시킨 주범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매매가가 크게 하락하며 수도권 집값 하락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집값 반등이 전세물건 부족과 전셋값 급등, 집값 급락에 따른 저가 매력 등으로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용인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작년 12월 517만원에서 지난달에는 543만원으로 6개월간 5% 가까이 뛰었다. 1기 신도시인 평촌도 교육 목적의 전세수요가 다른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용인과 안양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각각 58.9%, 61.9% 수준이다.
평촌 S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물건이 귀하다보니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 전환을 고려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극히 드문 사례일 뿐만 아니라 시세보다 훨씬 싸게 나온 급매물 이외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반적인 가격 상승 신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런 현상이 수도권 집값 본격 상승추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저가 급매물이 소화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용인에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여전히 많지만 중소형 전세난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세난에 급매를 찾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매매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회복세로 보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