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고객과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가상계좌를 이용한 공과금 납부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외환과 기업금융에 역점을 둬왔던 외환은행이 소매금융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은행은 5일 가상계좌로 서울시의 조세와 공과금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시민들은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자신에게 부여된 외환은행 가상계좌로 자동차세, 재산세, 주민세, 상·하수도요금, 교통과태료 등을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신한, 우리, 하나 등 주요 은행들은 이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7번째로 참여했다.
외환은행은 또 지난해 4월 부터 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 통합납부를 위한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작년 12월부터는 시중은행 5곳, 지방은행 3곳과 함께 가상계좌를 이용해 대한적십자사 회비를 납부할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앞으로 여타 지방자치단체와 국세청, 경찰청에도 가상계좌를 통한 조세공과금 납부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외환은행이 최근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산을 통해 조세공과금을 수납한 건수 중 가상계좌를 통한 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0.4%에서 2012년 21.1%로 4년 새 51.7배 늘었다.
경영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은행은 기존에 기업금융, 외국환 분야, 해외영업 부문에 중점을 둬 타은행들과 비교우위를 가졌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해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도 이들 분야에 적극 진출함에 따라 외환은행도 소매금융 기반을 늘려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 “외환이라는 이름 때문에 거리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며 “시민들이 매달 이용하는 공과금 납부서비스를 외환은행 가상계좌를 통해 수수료 없이 납부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간다면 소매금융 강화를 위한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