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물가 압박으로 8월 초 예정됐던 우유가격 인상이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1리터 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2.7% 오르면서 우유생산 단가가 높아졌지만, 우유업체들이 이를 곧 바로 우윳값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상당부분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유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서 하루 1억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손해 볼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인상시기가 늦어져도 우유는 계속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원f&b의 갑작스런 잠정연기 발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원유값 인상이 결정되면서 주력 업체들이 수개월에 걸쳐 가격인상을 준비해왔는데 시장 점유율 1% 안되는 동원이 곧 바로 연기선언을 해버리자 정부 눈치를 더 많이 볼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 동원f&b가 우유값 인상 잠정연기를 1일 발표하자, 오는 8일 10.6% 인상을 예고했던 매일유업은 대책회의를 열고 인상 시기를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농식품부와 적절하게 협의를 하고 있는 사이에 동원f&b가 기습적으로 인상했다가 갑자기 연기해버려 난감하게 됐다”며 “(동원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안돼 쉽게 결정할 수 있었겠지만 다른 업체들은 이 때문에 생사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과거 우윳값 인상은 시장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정부와 협의를 거쳐 가격을 올리면 후발 업체들이 뒤따르는 절차를 거쳤다.
한편, 매일유업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매일유업 역시 당분간 우윳값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