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양인 제사 샤키(한국명 허성희·29·여) 씨는 3년에 한 번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한인입양인대회(IKAA)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대회는 입양인으로서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04년 첫 한국대회 때 참석한 샤키씨는 이번 대회에서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시애틀에서 온 10대 아이들을 돌보고, 대회가 끝난 뒤 부산·경주·제주 등지를 여행할 때도 보호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샤키씨는 생후 5개월 때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네바다주로 입양됐다. 교수인 아버지, 기자인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그를 입양한 후 일을 그만두고 그를 돌봤다. 양부모는 그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배려했다. 어머니는 불고기 만드는 방법을 인터넷을 찾아 만들어줬고 그를 한글학교에 보냈다.
그는 “한인 입양인의 정체성을 갖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IKAA에 참석하는 입양인 자녀가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입양인의 자녀를 위한 캠프나 그들을 위한 배려도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샤키씨는 위탁부모는 찾았지만 18살 때부터 일 년에 한두 번씩 한국을 찾으면서도 친부모를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가 준 책을 읽는데 친어머니가 나를 입양 보낸 건 그때는 그것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고 이제는 그녀도 새로운 삶을 살고 있을 텐데 그 삶을 깨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닐까 한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