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뒤틀린 ‘남성운동’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29일 한 트위터리안은 진중권 교수에게 “성재기 대표 나름 소신있고 투철한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네요. 너무 여초로 흘러가는 시민운동계의 균형을 맞춰줄 유일한 분이셨는데. 진중권님은 어떻게 보시나요?”(@JWmuz***)라고 질문했다.
진 교수(@unheim)는 “남성연대의 목표와 방식 모두에 비판적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트위터리안은 “남성연대 스타일이 아니라면 진정한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시는 건가요?”라고 다시 물었고, 진 교수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뭐죠?”라고 되물었다.
트위터리안은 “여성을 우대하기 위해 실행한 정책들이 도리어 남성들을 억압하고 제한하는 역효과를 내는 것들이요. 지금 상황에선 공직에서의 남녀평등고용제 등 여성을 위한 정책이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여자의 비율이 절반 가까이 늘어났으니 아직까지 남녀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진중권 교수는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감한다는 기사를 링크하고 여전히 차별 방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트위터리안은 공무원 채용 합격자 여성 비율이 늘었다는 기사를 제시하며 “9급 공무원은 공무원 중 가장 낮은 단계이므로 문턱이나 다름없죠. 출발선이 동일해졌다면 굳이 여성을 더 우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문턱은 남자와 여자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여자의 고위직 진출 비율이 낮은 것을 남녀차별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진 교수는 “억울하면 남자도 일정 퍼센티지를 뽑도록 해요. 최소한 20%나 30%는 반드시 남자로 하자”며 “저는 적극 찬성합니다. 모든 공직에서 남성할당제 30%…”라고 트윗했다.
논쟁 후 진중권 교수는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실존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계층이죠”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을 구원하는 것은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그들과의 ‘연대’입니다. 자신들을 그 처지로 밀어넣어 사회적 박탈감을 주는 그 시스템, 즉 자국 남성 엘리트들의 헤게모니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그 자들은 권력을 갖고 있는 무서운 자들이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합니다”라며 “그래서 그 박탈감을 자신들 눈에 만만해 보이는 사회적 약자들, 즉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폭력적으로 해소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그럴수록 그들이 그 처지에서 벗어날 기회는 더 멀어지는 것이구요”라고 덧붙이며 “ ‘남성들도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앞에 ‘일부’라는 말만 넣으면… 이 사회의 남성들은 적어도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강자죠. 하지만 ‘일부 남성’은 여성과 사회적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라고 분석했다.
진중권 교수는 “그것은 그들의 능력 탓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사회구조에 의해 결정된 측면이 더 크거든요. 가령 사회성원 모두가 천재라 하더라도, 실업률이 5%라면 능력에 관계없이 누군가는 실업자가 돼야 하거든요. 이건 구조적 문제죠”라며 “남성 대 남성의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밀려난 이들이 문제의 근원을 보지 못하고, 그 원인을 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 탓으로 돌려 박탈감에 대한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 하는 거죠. 문제의 허구적 해결이라고 할까? 그런다고 처지에 변화가 생길 리 없죠”라고 트윗했다.
그는 “한 마디로, ‘남성 대 남성’의 경쟁구도를 ‘남성 대 여성’의 대립구도로 치환하는 논리적 오류. 그들은 ‘남성’의 대표를 자칭하나, 실은 남성도 경제적·정치적·법적 권력을 ‘가진 남성’과 그걸 ‘못 가진 남성’으로 나뉘죠. 이걸 직시해야죠”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