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교수 시국선언 전문 “박근혜, 진상 규명해 보고하라”

입력 2013-07-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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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부산대학교 교수 111명은 9일 시국선언 ‘시국을 개탄한다’를 통해 “현 시국은 민주 헌정의 기본질서가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과 여론조작 및 전방위적인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과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에 관한 문건, 반값 등록금 여론차단, 경찰의 선거개입 수사의 축소와 은폐,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불법탄압, 언론의 통제 등 숨이 막힐 지경의 참담한 일들이 드러났거나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온 국민은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고 각종 정치탄압과 정치개입을 자행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무소불위의 반헌정적,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의 국가정보원이 과거 군사독재 시기에 정권의 하수인이었던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현 정부에 준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부산대 교수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국정원과 검·경찰의 개혁,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구속과 관련자 처벌, 남재준 국정원장과 황교안 법무장관 해임, 근본적 해결책 마련, 박근혜 대통령의 진상규명과 국민 보고를 요구했다.

다음은 부산대교수 시국선언 전문이다.

<시국을 개탄한다>

현 시국은 민주 헌정의 기본질서가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과 여론조작 및 전방위적인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과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에 관한 문건, 반값 등록금 여론차단, 경찰의 선거개입 수사의 축소와 은폐,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불법탄압, 언론의 통제 등, 숨이 막힐 지경의 참담한 일들이 드러났거나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의 헌정질서 유린과 이에 대한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는 매우 개탄스럽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에 의한 정보요원들의 인터넷 상의 여론조작활동은 조직적이고도 교활한 폭거다. 여기에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지시에 의해,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를 조작하여 대선후보간 제3차 토론회 직후인 밤 11시에 맞추어 발표를 감행한 것은, 교묘한 불법적 선거개입의 절정이었다.

검찰수사에 의해 이러한 위헌적 범죄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현 정부의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국기문란을 자행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을 반대하였으며, 현 정부의 검찰은 마땅히 감옥에 가 있어야 할 원세훈과 김용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여론조작을 한 범죄자들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조작 발표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이번 대선의 공정성에 대하여 깊은 의문을 품게 되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가기밀문서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였다. 대화록 공개는 법이 금지한 행위이다. 국가기밀의 철저한 보호를 본연의 임무로 하는 국가정보원이, 위법을 감행하면서까지 국내정치용으로 국가기밀을 공개하여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국제적 망신과 외교적 손실을 자초하고 국가의 품위를 추락시켰다.

지금 온 국민은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고 각종 정치탄압과 정치개입을 자행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무소불위의 반헌정적,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국가정보원이, 과거 군사독재 시기에 정권의 하수인이었던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현 정부에 준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남재준 현 국가정보원장의 노골적이고 무도한 국기문란 행위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인지 알고자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므로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은 이 사건의 진상을 알아야 하며 알권리가 있다.

원세훈과 김용판의 범죄행위는 특정인의 당선을 위하여 대통령 선거에 적극 개입한 행위임이 드러났고, 남재준은 대통령에게 최상급의 정보를 보고하는 대통령직속의 정보기관의 장이다. 그러므로 이번 권력기관장들이 저지른 일련의 국기문란사건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결단코 '남의 일'일 수 없다.

우리는 박근혜대통령에게, 권력기관들이 저지른 이 어두운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진상 규명을 지시하고 사건 전모를 대낮같이 명백히 밝혀 국민에게 보고해야 할 엄중한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말한다.

우리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권력기관의 이러한 국기문란 행위를 헌정유린이자, 반민주적이며 망국적인 사태로 보며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다음을 강력히 촉구한다.

1. 국가기관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라.

1.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즉각 구속하고, 관련자 전원을 법정에 세워 엄중 처벌하라.

1. 국가기밀을 자의로 누설하여 헌정질서를 교란한 남재준 현 국가정보원장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을 저지한 황교안 법무장관을 즉각 해임하라.

1.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권력기관에 의해 민주적 헌정질서와 기본권이 반복적으로 침해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국민에게 조속히 제시하라.

1. 박근혜 대통령은 현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여 국민에게 보고하라.

2013년 7월 9일

시국을 걱정하는 부산대학교 교수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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