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 5호기가 재가동 승인 20일만에 발전 정지했다.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오를 8월을 한 달여 앞두고 여름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100만kW급 한울 5호기는 지난 5일 15시36분께 발전을 정지했다. 계획예방정비를 끝내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이 이뤄진 지 20일 만이다.
이번 한울 5호기의 발전 정지는 터빈 정지로 증기발생기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뤄진 것으로 한수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터빈이 정지된 이유는 터빈을 돌릴 때 나오는 증기를 물로 다시 바꿔주는 복수기가 진공 상태를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안전시스템에 의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됐고 이번 발전 정지는 방사능 유출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울 5호기의 갑작스런 고장 정지로 전국 원전 23기 중 총 9기가 발전 정지 상태가 됐다. 전체 원전 발전용량 2071만6000㎾ 중 약 36.8%에 해당하는 761만6000㎾를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8375만㎾다.
또한 고장 원인은 밝혀졌지만 원전 재가동 여부는 전적으로 원안위가 결정하는 사항이어서 한울 5호기의 재가동 시점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고장 정지와 원전 위조부품 교체 등으로 '비계획정지'된 원전은 총 5기다. 다행히 전력피크 기간인 8월 셋째 주까지 추가적으로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는 원전은 없어 이번 한울 5호기와 같은 돌발적인 고장 정지만 없다면 버틸 수 있다는 게 전력당국의 시각이다.
전력거래소 관게자는 "다음주는 다행히 비가 예정돼 있어서 전력수급에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비가 많이 왔던 이번주에도 예비전력이 500만kW 정도까지 내려갔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전력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칫 한울 5호기의 재가동이 늦어지면 올 여름철 전력피크 기간인 8월의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건 원전 1기라도 아쉬운 여름철 전력피크기간에 한울 5호기가 장기간 재가동을 못했을 경우"라며 "만일 비상상황이 수요관리와 함께 민간 자가발전기,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 등으로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