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춘향 출신의 배우 임유진이 탈북녀로 변신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 ‘48미터’에서 탈북녀로 열연했다. 김정일의 사진을 방바닥에 깔았다는 이유로 남편과 아이가 총살당한 뒤 벙어리가 된 시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시도하는 역을 맡았다. 압록강 최단 폭인 48미터는 탈북녀인 그녀에게 생과 사의 거리다.
임유진은 이번 역을 위해 지하철에서 만난 탈북자로부터 북한말 개인교습까지 받을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탈북과정에서 시어머니가 죽었을 때의 절제된 몰입 연기는 영화 관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후문이다.
임유진은 “사실 ‘48미터’가 북한 인권을 다룬 예민한 영화다 보니 상영이 늦춰졌다. 많은 스태프과 배우가 엄동설한에 고생해서 만들었지만, 개봉이 안 돼 속상했었다. 이제 탈북자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는 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화 흥행보다는 많은 사람이 탈북자 현실에 대해 알고 따뜻한 관심과 손길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또 이 영화가 탈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유진은 2003년 미스춘향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장우혁의 ‘지지 않는 태양’ 뮤직비디오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MBC 드라마 ‘2009외인구단’, OCN TV영화 ‘아카데미 살인사건’, 학교폭력 예방영화 ‘늦은후 愛’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영화 ‘48미터’는 북한과 중국의 경계인 압록강을 건너는 북한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을 다룬 실화다. 경계선에서 부모님의 죽음을 목격한 자매, 죄책감에 시달리는 군인, 굶어 죽어가는 자식을 살려야 하는 부모 등의 처참한 모습이 그려졌다.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너야 했던 탈북자들의 실제 이야기로 4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