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갤러리아 포레를 계약한 사업가 A씨. 이 단지의 입지가 재물, 권세, 인기 등을 얻을 수 있는 ‘용마음수(龍馬飮水)’ 형상이라는 지관의 설명에 주저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땅의 기운이 좋은 명당에 살아야 사업도 번창하고, 가정도 화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명당’을 강조하는 풍수지리 마케팅이 늘고 있다.
부와 명예 등을 얻을 수 있는 길지(吉地)라는 점을 내세워 부동산 매입에 있어 수요자의 ‘이왕이면 명당’을 사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풍수지리 마케팅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단지로는 ‘갤러리아 포레’가 있다.
재물과 권력, 인기 등이 한번 들어오면 절대 나가지 않는다는 길지임을 강조해 VVIP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전용 271㎡가 최초 분양가보다 5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54억9913만원에 거래가 된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갤러리아 포레 관계자는 “지관과 함께 집을 보러 와서 그들의 평가를 들은 뒤 계약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특히 배산임수로 대표되는 명당은 조망권과 쾌적성을 중요시하는 부동산 흐름과도 맞아 떨어져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업시설에도 ‘풍수지리’ 마케팅 도입
명당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그 동안 초고가 주택에서 주로 펼치던 풍수지리 마케팅이 최근에는 상가 및 일반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 조성 중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몰은 국내 최고 권위의 풍수 전문가로 평가 받는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심재열 교수에게 풍수보고서를 의뢰, 상업시설로서는 이례적으로 풍수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BIFC몰은 거북꼬리 형상을 나타내는 귀미형(龜尾形) 명당이다. 풍수지리에서 거북은 기를 잘 상생시키는 사물을 만드는 영물로 보는데, BIFC의 땅에서 토(土)기운을 발동시켜 오행의 기를 합치는 역할을 해 이 곳을 점유한 자는 재화를 창출한다는 평가다.
또 거북꼬리는 생기 즉, 오행의 정기가 드러나는 곳으로 부귀영화를 가져오는데 BIFC가 횡령산을 향해 올라가는 거북의 꼬리에 해당돼 명당 중에 명당이라는 설명이다.
BIFC몰 분양 관계자는 “명당하면 일반적으로 집터, 묘터 정도만 생각하기 쉽지만 상업시설이야 말로 항상 돈이 돌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재화운이 좋은 입지에 들어서야 한다”며 “기업들이 사옥을 지을 때 명당을 따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은 故이병철 회장 때부터 풍수를 중시해 2008년 11월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사옥을 옮기기도 했다. 서초동 삼성타운의 경우 관악산에서 발원한 기운이 우면산을 거쳐 뻗쳐온 지맥으로 남쪽과 동서측의 높은 지형에서 물이 흘러 들어와 북쪽 한강으로 흘러나가 재물이 모이는 터라는 것이 풍수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80억 초고가 주택, 적극적 ‘명당’ 마케팅
상업시설과 일반 아파트로 풍수 마케팅이 확산되는 추세라지만 명당자리를 파는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역시 초고가 주택시장이다.
동양 건설부문이 공급하는 최고급 빌라 ‘라테라스 한남’은 영구음수(靈龜飮水)의 명당에 해당해 재물이 모이고 훌륭한 후손이 나오는 곳으로 평가되는 한남동에 위치해 있다.
전 가구 테라스가 적용된 고급주택으로 파노라마식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실사용 면적 305~423㎡, 총 15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학회장은 “한남동은 기가 순한 곳이라 사람이 대를 이어 살 수 있는 터이며 남산에서 뻗어온 용맥이 한강을 만나서 지기를 응집한 형태로 집집마다 재물이 쌓이는 복 터”라고 평가한 바 있다.
동양 건설부문은 또 강남의 명당으로 꼽히는 삼성동에서도 ‘삼성동 라테라스’ 18가구를 분양한다.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은 삼성동에 대해 “한강과 탄천이 만나 지대를 감싸 안는 산진수회(山盡水廻)의 터”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는 SK건설이 고급 단독주택 ‘산운 아펠바움’을 34가구를 공급 중이다. 판교 자체가 금쟁반 위에 옥구슬이 굴러다니는 ‘금반형(金盤形)’의 형태를 띠고 있어 사람이 몰려들어 부귀영화를 누릴 복지(福地)로 평가된다. 분양가는 전용 310㎡가 80억원 수준으로 아파트와 빌라를 통틀어 역대 최고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