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키움1호스팩은 휴대폰용 코팅장비 제조업체인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등의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같은날 하나그린스팩은 ‘애니팡’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상장예심을 청구해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이제1호스팩은 상장폐지를 하루 앞둔 지난 26일 안과관련 전문의약품업체 디에이치피코리아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현재 남아있는 코스닥 스팩 상장사 6곳 가운데 3곳은 합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증권사 관계자는 “스팩 1호가 대부분 청산되고 있고 코넥스 시장도 개설될 예정이지만 몇몇 증권사들은 몸집을 줄여 제2의 스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를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지난 2009년 12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강화 및 증시 침체 등으로 줄줄이 합병에 실패하고 상장폐지 당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던 3개의 스팩은 모두 상장 폐지됐고 코스닥시장 스팩 19곳 가운데 단 6개만 합병에 성공한바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업가치 평가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며 “합병하지 않아도 스팩에 투자하면 원금에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인수합병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