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카드 소득공제 축소 오히려 지하경제만 키워

입력 2013-06-26 06:25 수정 2013-06-26 13: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가 세수확보를 위해 비과세·감면 정비안을 마련해 곧 공개할 예정이다. 이 중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오히려 지하경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소득자들은 신용카드보다 현금을 주로 이용하고 있어 실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오히려 더 큰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실제 임금근로자들 대부분은 생활비를 카드에 의존하기 때문에 카드값 결제와 나머지 보험료, 주택담보나 전세금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나면 현금을 구경하기 어렵다. 결국 다시 생활비는 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가 지출이 큰 고소득층에게 유리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 될 수 있다.

고소득층은 자신의 지출규모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을 주로 선호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조하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화폐 순발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으로 오히려 세원 추적이 어려운 현금 사용이 급증했지만 1분기 신용카드 사용은 줄어들어 지하경제만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만원권 고액권이 환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해 고소득층의 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저소득층이 5만원권 지폐를 구경하기에는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돌 지경이다.

이번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 축소 추진은 기재부가 말한 고소득층이 아니라 오히려 유리지갑인 직장인만 세금공제를 줄여 세원을 충당하는 셈이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옛 속담처럼 고소득층의 세액공제 혜택을 줄이기보다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지갑만 터는 꼴이 될 것이 자명하다.

그동안 신용카드 소득공제 도입으로 자영업자들의 세원이 많이 드러난 순기능을 기재부 공무원들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 도외시하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으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수입이 많이 늘어나 지하경제 양성화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999년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 도입 직후인 2000년 지하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3.7%였으나 2008년 17.1%까지 줄어들었다. 또 2011년 국세청 자료를 보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율이 45%에 이르는 점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부작용이 더 크다.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점차 정착되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게 해 다시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더 늘리는 것이 세수 증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어둠의 코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매직넘버는? [해시태그]
  • 고장 난 건 앞바퀴인데, 뒷바퀴만 수리했다 [실패한 인구정책]
  • 삼성전자 ‘신저가’에 진화 나선 임원진…4달간 22명 자사주 매입
  • 단독 車 탄소배출 늘어도 최대 포인트 받았다...허술한 서울시 ‘에코’
  • [종합] UAE, ‘중동 AI 메카’ 야망…“삼성·TSMC,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
  • '뉴진스 최후통첩'까지 D-2…민희진 "7년 큰 그림, 희망고문 되지 않길"
  • 솔라나, 빅컷·싱가포르 훈풍에 일주일 새 12%↑…‘이더리움과 공존’ 전망
  • 오늘의 상승종목

  • 09.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018,000
    • +0.98%
    • 이더리움
    • 3,537,000
    • +2.11%
    • 비트코인 캐시
    • 454,700
    • -0.68%
    • 리플
    • 787
    • -1.38%
    • 솔라나
    • 193,000
    • -1.98%
    • 에이다
    • 472
    • -0.42%
    • 이오스
    • 693
    • -0.14%
    • 트론
    • 204
    • +0.49%
    • 스텔라루멘
    • 128
    • -0.7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400
    • +0.08%
    • 체인링크
    • 15,170
    • +0.33%
    • 샌드박스
    • 370
    • -1.8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