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다룬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이 불방됐다. 기자들은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이 기사 방향을 문제삼아 불방을 결정했다며 심 부장을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시사매거진 2580’ 취재기자·카메라기자 일동(차장 이하)은 24일 ‘국정원 기사 불방 책임, 심원택 부장을 교체하라’는 성명을 내고 “23일 불방,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시사제작2부장 심원택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2580은 23일 △검은 먼지의 공포 △조합도 모르는 재건축 △국정원에 무슨 일이? 등 세 편을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국정원 편을 뺀 나머지 두 꼭지만 방송됐다.
성명에 따르면 심원택 부장은 데스크에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과 민주당이 결탁한 더러운 정치공작이다. 기자의 시각과 기자의 멘트로 이 부분을 명확히 지적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도 믿을 수 없다. 편향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편파 수사를 했으니 그 점을 기자의 시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사를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데스크는 “기사에 이미 여야의 인터뷰로 양측 주장이 균형 있게 담겨 있다”고 항의했지만 심 부장은 경찰의 수사 은폐와 조작, 원세훈 원장의 간부회의 발언 부분을 통째로 삭제해 13분짜리 기사를 6분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데스크와 시사제작국장, 팩트체크팀장 등은 심 부장의 안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심원택 부장은 불방을 결정해 결국 2580은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기사가 빠진 채 나머지 2개의 기사만으로 파행 방송됐다.
기자들은 심 부장이 “편향적인 기자가 쓴 기사는 믿을 수 없다”, “지난해 파업에 참여한 기자들은 이런 아이템을 할 자격이 없다. 배후가 누구인지 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심 부장은 이미 여러 차례 상식 밖의 폭언과 독선, 극히 편향적인 주관으로 기사를 왜곡해 데스크, 기자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며 "2580 기자들은 심원택 부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