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패러독스(역설) 그리고 열정.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KISA)은 부드러운 미소 때문에 늘 부드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 원장은 강한 업무 추진력의 소유자다. 꼼꼼하면서도 전체를 아우르는 업무 스타일은 ‘방송통신분야 전문가’라는 닉네임과 어울린다.
이 원장은 행시 25회로 정통 관료출신이다. 옛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 전파방송기획단장, 통신방송융합기획단장, 방통위 네트워크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가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원장은 2005년 정통부 통신방송융합기획단장 재직 시절 ‘인터넷TV(IPTV)’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세계적 추세에 따른 방송·통신 융합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방송위원회에 맞서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에 맡기자고 방송위를 설득했다. 그의 선견지명은 최근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IPTV산업이 태동하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
이 원장은 2010년 방송위를 떠나 김앤장 고문과 서강대 겸임교수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 한국인터넷진흥원 3대 원장으로 선임되며 다시 친정을 찾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전임 원장들이 중도퇴진, 성추행 스캔들 등으로 퇴진해 어수선하고 침체된 조직을 이끌어야 했다.
그의 돌직구는 ‘성실함’과 ‘소통’이다. 휴일도 없이 출근하고, 직원들에게도 전화나 문자를 통해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 원장은 해킹,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보안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사이버 보안 문제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IT 인프라 투자에 비해 역기능에 대비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을 숱한 강연을 통해 설파했다.
IT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안전한 IT 사용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통신정책학 석사, 지난해 동대학에서 통신정책 전공으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땄다.
△1959년 경남 사천 출생 △경성고·고려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행정고시(25회) △조지워싱턴대 통신정책학 석사·정책학 박사 △정보통신부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조정실장 △김앤장 고문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인터넷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