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가격인하 바람, 이유는 제각각

입력 2013-06-1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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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출고가 99만9000원에서 최근 59만9500만원으로 떨어진 LG전자 옵티머스G. 사진제공 LG전자.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 공통의 목표지만, 가격 인하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든 사정은 제각각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인하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삼성, LG,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고가를 대폭 낮췄다. LG전자는 지난 8일 ‘옵티머스G’의 출고가를 59만9500원으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옵티머스G의 최초 출고가는 99만9900원. 4달 간 3차례의 출고가 인하로 40만원 가량이 저렴해졌다. 업계 1위 삼성전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79만원이던 ‘갤럭시S3’ 출고가를 최근 69만9600원으로 인하했다. 갤럭시S3의 출고가 인하도 이번이 3번째다. 팬택도 지난 5일 99만9900원이었던 ‘베가 R3’의 가격을 59만9500원으로 낮췄다. 100만원에 육박하던 스마트폰 가격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출고가를 낮추고 있는 이유는, 하루 빨리 재고부담을 떨어내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제조사들은 최근 정부의 보조금 규제강화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혹한기가 장기간 지속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통신사에 납품한 구형 모델이 남아 있는 경우, 제조사들의 추가 물량 공급은 사실상 어렵다. 구형 모델부터 차례로 출고가를 낮춰 재고를 소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도 몸값 낮추기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13일 ‘더 뉴 K5’를 발표하면서 일부 모델 가격을 인하·동결했다. 기본 트림인 디럭스는 디자인 변경과 함께 편의사양이 추가했지만 가격은 기존과 같은 2195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달 초 출시한 SUV 모델인 ‘쏘렌토R’ 2014년형의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의 경우 19인치 크롬 스퍼터링 알로이 휠, 알로이 페달, 센터 트레이 무드 램프 등의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도 가격을 170만원 가량 내렸다.

현대차도 대표 모델인 ‘쏘나타’ 2014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2.0 CVVL 모델 주력 트림의 가격을 7만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쏘나타의 2.0 터보 모델 모던 트림의 경우 일부 편의사양 조정을 통해 판매가격을 기존보다 45만원 인하했다.

이같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격인하 열풍은 수입차의 역습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엔저로 경쟁력을 확보한 도요타 등 일본차 업체들은 이미 대대적인 가격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7월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럽차의 관세 추가 인하분이 적용되면 폭스바겐과 BMW 등 유럽 신차 가격도 낮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품성과 합리적 가격으로 수입차 공세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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