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비정규직 3000여명을 시간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13일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이같은 직급 전환을 준비 중이다.
시간제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기존 계약직 직원이다. 이들이 정규직으로 직급을 바꾸면 매일 4시간 또는 6시간씩 정해진 시간을 일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받게된다. 근무시간은 생산물량과 재고,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시간제 정규직은 교육계를 포함한 공직사회에서 먼저 시작했다. 지난해 교육계가 기존 정교사 이외에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힌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채용하는 기간제 교사와 큰 틀에서 개념이 같지만 특정 시간대에 근무한다는 근무 방식이 다르다.
이후 시간제 정규직은 재계까지 영역을 넓혔다. SK텔레콤은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 서비스에이스와 서비스탑에서 이달부터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여성 근로자를 위해 시간제 정규직을 신설했다.
삼성은 대규모 시간제 정규직 채용을 위해 계열사별로 시간제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규모와 인원 등을 파악하고 있다. 대상은 30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일자리 240만개를 만들되 그중 93만개(38%)를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이같은 시간제 정규직 도입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부합하며서 노동계의 현안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특정 시간에만 근무하는 방식이어서 회사측은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근로자는 먼저 비정규직이라는 위기감에서 자유로워진다. 이어 정규직 신분으로 정해진 시간에 일하면 된다.
삼성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별도 TF를 꾸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