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영업 규제 등으로 여신금융사의 수익이 악화된 가운데 일부 대기업계열 할부회사 등이 과도한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신금융회사에 대한 규제가 미흡한 점을 이용해 계열 금융사를 사금고화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할부금융사들의 배당성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먼저 KT가 대주주로 있는 KT캐피탈은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 196억원의 98%에 해당하는 192억원을 현금배당했다.
KT캐피탈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1년 말(334억원)의 60%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100%에 달하는 배당성향을 보인 것이다. KT캐피탈은 KT가 최대주주로 83.59%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 효성캐피탈은 135억원을 현금배당해 배당성향이 150%에 이르렀다. 효성캐피털의 배당성향은 2010년 24.4%에서 55%, 지난해 다시 147.3%까지 세 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견줘 63.2% 급감했지만 현금배당을 늘렸다.
캐피탈사는 같은 여전사인 카드사와 달리 규모가 커도 사외이사 의무 등 이사회 견제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아 배당에 있어 제재가 덜하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할부금융사 중에선 골든브릿지캐피탈이 지난해 12월말 80.38%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골든브릿지캐피탈 역시 2010년 34.6%, 2011년 65.99% 수준으로 점차 배당성향을 늘려 지난해 말 자체 최고 수준을 찍었다.
하이델베르그프린트파이낸스코리아가 지난해 3월말 50억원의 배당금으로 산정해 452%의 배당성향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카드사 중에는 신한카드가 수익성 악화에도 53.4%의 배당성향을 보여 논란이 됐다.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이 두 배로 성장했으나 어려운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2011년 22%였던 배당성향을 10% 수준으로 낮췄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순이익을 낸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은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