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잠잠해졌다. 특히 정부가 이달 말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하반기 거래 절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주 후속 대책으로 리모델링 수직증축 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싸늘하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간담회에서 취득세 감면 기간 연장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한시적으로 추가 연장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취득세 감면은 한시 적용을 전제로 한 특단의 대책이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1년 정도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온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으로 시장에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실제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주택시장에 찬물은 다시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4·1대책으로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시장은 거래가 눈에 띄게 줄면서 가격 하락 폭도 커지는 추세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0.05%) 신도시(-0.01%) 수도권(-0.01%) 모두 하락했다. 서울은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도 0.24% 하락했다. 송파(-0.51%) 강남(-0.39%) 강동(-0.07%) 서초(-0.05%) 등 강남4구 모두 떨어졌다. 최근 1주일 새 가락동 가락시영1·2차가 1000만원, 잠실동 주공5단지는 1000만~2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취득세 감면 종료가 6월 말 가까워지면서 거래 절벽을 우려한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반짝 상승을 보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4.1대책의 5년 양도세 면제 등의 혜택보다는 6월까지 적용되는 취득세 감면 조치가 거래시장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가 6월말 종료되면 7월부터 수요자의 관망세로 거래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가격 조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건설업계 역시 취득세 감면 시한 종료에 따른 시장 냉각을 우려하면서 연장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 3개 단체는 지난달 31일 정부와 국회 등에 4·1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주택 취득세 감면 연장과 함께 주택 분양가상한제 탄력적 운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자격 요건 개선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이 이달로 종료되면 가뜩이나 비수기인 7월부터는 심각한 거래 절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애써 마련한 4·1대책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후속 대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